오늘도 그 아무 날 중에 하나일 테니까 걱정하지 말기
- dearmyfreshmanself
- 1일 전
- 2분 분량

(사진 출처: 고려대학교 커뮤니케이션팀)
안녕? 오늘도 백주년기념관에서 공부를 하고 있겠지? 아니면 좀 힘들어서 쉬어가는 날이려나ㅎㅎ
잘 지내고 있니? 아마 지금의 나는 잘 지내는 것 같아. 그렇게 끝내고 싶던 삼수를 뒤로, 태어나서 처음으로 피겨스케이팅도 배워보고, 이전에 일했던 영어학원에서 불러주셔서 알바도 하고, 친구 소개로 과외도 하고! 충동적으로 신청한 pt도 즐겁게 다녔지~ 개강하고 나서는 과외 학생이 두 명 더 늘었어. 그 중 한 친구는 짧게 마무리되었는데, 다른 한 친구는 그 언니까지 과외를 맡아서 자매 모두와 수업했었지~ 그러는 와중에 소중한 동기들과 친해지고, 즐거운 추억도 쌓고, 너무 즐거운 나머지 경제 시험을 말아먹기도 하고ㅋㅋ 수많은 강연과 행사에 다니며 성실한 나날을 보냈지.
1학기에 학문세계의탐구를 수강하며 나의 진로를 찾아 온통 헤매는 날들을 보내고 싶다고 했는데, 나 정말 그런 시간들을 보낸 것 같아. 얼마전 사진첩을 보다 기억났는데, 1학기 중간고사 전까지만 해도 여전히 방황했었고, 경영학과를 잘다닌다 해도 회계사시험은 절대 보지 않을 거라 다짐했었지. 그리고 무엇보다 긴 터널이 끝날 것 같지 않았지. 얼레벌레 1학기를 마친 후 여름방학은 정말 빛났어. 하계대학 버디 회장으로 활동하며 많은 외국인 학생들과 소통하고, 잊지 못할 추억을 쌓고, 감히 해보지 못할 너무 소중한 경험을 많이 했지. 당시에는 참 머리도 아프고 목도 아프고 땀도 났는데, 지나고 보니 어디서도 하지 못할 정말 값진 경험이었잖아! 동기들과 더 끈끈해지기도 했고~ 그 우정으로 알찬 2학기를 보냈어! 하루종일 동기들과 함께 수업을 듣고, 밥도 먹고! 1학기 입실렌티만큼이나 즐거웠던 고연전 야구 직관도 정말 기억에 남아.
2학기 초에는 최선을 다해서 서류도 준비해보고, 탈락의 쓰라림도 느꼈고. 유독 눈물이 많았던 학기였어. 아카데믹 잉글리시에서는 정말 처음 보는 동기들인데 많이 친해졌지~ 즐거운 날들이었던 건 분명해. 컴퓨터학과 이중전공을 고민하면서 컴퓨터프로그래밍을 듣기 시작했는데 참 어려웠지,,중급회계 수업에서 처참한 성적을 받고 회계 공부를 결심하면서 아침 일찍 일어나 백기에 가고, 프로그래밍 수업 전까지 공부하다, 수업 끝나면 밥먹고 다시 백기로 돌아와서 과제를 하고, 또 회계 공부를 하고,,그런 와중에 공모전을 두 개나 참가해서 둘 다 입상했지! 정말 기특해! 역시나 여름방학처럼 고됬지만 참 뿌듯하고 보람찼던 겨울방학이었어! 아참 과외는 1학기 기말고사 끝나고 한번 정리하고, 2학기엔 수능까지 함께하다 그 동생은 기말고사를 앞두고 마무리했네~ 좋아하는 일을 쉬게 되니 아쉽기도 했지만 내 공부에 온전히 몰두할 수 있어 행복했어~
이렇게 보니 참 무던하게 흐른 것 같지만, 이런저런 일들도 많았고 가볍거나 무거운 감정들에 혼란스럽기도 했던 한 해였네. 때로는 동굴같고 터널같기도 하면서 가시밭길처럼 아프기도 했던 나날들이 어느새 나의 단단한 양분이 되었다는 게 믿기지 않으면서도 참 뿌듯하고 든든하고 감사해. 지금도 나는 스물셋춘기인가봐. 여전히 내가 어렵고, 남이 어렵고, 세상이 어렵지만, 또 나만의 방식으로 어제를 돌아보고, 오늘을 보내고, 내일을 그리고 있어.
오늘 너의 하루가 어땠을까? 좀 지낼 만했을까? 이 글을 피식 웃으며 읽고 있을까? 아님 흠뻑 젖은 솜처럼 무거운 하루였나? 기쁠 때야 뭐 늘 같지. 즐기되 늘 조심하고, 겸손하고. 다만 무거운 하루였다면, 그또한 괜찮으니까. 나는 수많은 무거운 날들을 잘 보냈으니까. 오늘도 그 아무 날 중에 하나일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너무 겁먹지 말기! 오늘도 너무너무 고생많았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공부를 혹시 멈추었더라도, 잠깐 쉬고 있더라도 그런 나를 미워하거나 다그치지 말고, 늘 토닥여주기! 초등학교 6학년의 나만큼만 나를 사랑해주기!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