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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터널을 거쳐왔기에 어둠이 영원하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지



안녕? 스무살 수진아 우선 대학교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앞으로의 학교 생활을 어떻게 할지 언니가 알려줄게. 일단 백팩을 준비해 참고로 방수되는 걸로 사. 비오는 날 가방 다 젖거든 옷은 데일리로 맨투맨이나 블라우스를 많이 입을 거야. 무난해서 어디에도 매칭하기 좋다. 옷을 잘 입으려면 기본 아이템을 활용하면 돼. 학교가 넓고 산을 많이 타니 편한 옷이 최고야. 색조 화장품은 여러 가지 사용해봐. 무난한 옅은 핑크나 코랄 색을 위주로 시작해. 너는 진한 눈 화장은 안 어울린다. 기본 베이스와 입술만 해도 괜찮아.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겠지? 사람을 사귈 때 주의점을 알려줄게. 일단 술은 조심해라. 원래 사고는 어릴 때 치는 거라지만 같이 마시는 사람이 편해야 한다. 선배들이 술 강요는 많이 안 하니까 알아서 조절해서 마시면 돼. 재밌고 주변에서 인기 많은 친구들을 사람들이 좋아하지만 그건 잠시야. 배려해주는 사람을 제일 좋아해. 많이 나선다고 좋아해주는 건 아니더라고. 그리고 너의 못난 모습도 이해해주는 친구가 제일 좋은 친구야. 인기 많은 친구보다 너의 곁에서 너를 좋아해주는 친구가 소중한 거야.


너의 외모에 함부로 말하는 이성은 만나지 마라. 괜찮은 사람은 절대 남의 외모에 함부로 말하지 않는다. 살을 뺐으면 예쁘겠다느니 이런 건 나쁜 말이야. 외모에 대해 쉽게 지적하는 남자가 별로인 거야. 처음부터 적극적인 남자는 조심해 관계에 가볍게 생각하거나 다른 목적이 있는 경우가 많아. 너 자신과 좀 더 친해지렴. 스스로를 사랑하는 방법이 뭔지 모를 거야. 내가 뭘 좋아하는지. 어떨 때 기분이 좋은지 너는 감정을 잘 알기 때문에 힘든 순간에 그런 작은 것들을 해줘. 좋아하는 음악을 듣던가 가볍게 산책을 하거나 친구와 대화를 해. 설거지를 하는 것도 쉽게 만족감을 얻어서 기분이 좋아질 거야. 사람에게 기대는 건 한계가 있단다. 늘 곁에 있어줄 수는 없어.


될 수 있으면 사진을 많이 찍어두렴. 너는 사진 찍는 거 안 좋아하지만. 그 순간을 기록으로 남기는 건 사진 말고는 딱히 없더라고. 너의 어린 시절, 사랑하는 사람들 사진으로 남겨놔. 그들이 보고 싶을 때 꺼내볼 수 있도록. 정적인 취미와 동적인 취미를 하나씩 가지면 좋대. 걷거나 수영을 해봐. 운동은 워낙 어려워하는 너에게 적성에 잘 맞을 거야 무리도 없고. 뭐든 내가 해볼만 해야 계속하려는 생각이 들어. 정적인 취미는 독서나 영화 토론을 해보는 건 어떨까? 너가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니까 사람들과 대화 나눌 수 있는 모임을 갖는 게 좋을 것 같아. 독서와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게 생각의 폭이 깊어. 그런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 생각이 많이 정리될 거야.


경영학과니까 팀프로젝트가많겠지? 될 수 있으면 팀원들과 좋게 끝내렴. 갈등은 있을 수 있어 다들 생각이 다르니까. 열심히 안 하는 사람도 많아. 하지만 싸운다고 최고의 성과가 나오진 않아 오히려 스트레스만 받을 뿐이야. 서로를 존중해줘야 해 앞으로 사회 생활하면서 도움이 많이 될 거야. 말만하기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렴. 니가 할 수 있는 걸 찾아서 해가면 그 사람들도 널 인정해준다. 선배들이 무섭지? 그 선배들이 좋아해주는 건 인사성이 좋고 예의 바른 거야. 됨됨이가 된 친구들을 더 챙기고 싶어해. 대학교는 소문이 잘나. 술안주로 뒷담화를 많이 해. 그러니까 너의 말이 돈다고 너무 신경쓰지 마라. 하지만 모두가 아니라고 말한다면 그 사람의 개인의 문제도 있을 수 있다고생각해야겠지? 너는 객관적으로 바라보려는 편이 있는 아이니까. 너의 문제점도 잘 파악할 수 있으니 더 얘기하진 않을게.

먹는 것에는 관심이 많고 까다로우면서 진로에 대한 문제는 왜 고민을 안 해봤을까? 진로 검사도 해보고 일 경험 프로그램도 신청해봐. 대학생들이 할 수 있는 공모전 커뮤니티도 찾아보고 취업 상담도 다녀봐. 나이가 많아도 미래에 대한 걱정을 안 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아. 고민은 충분히 해봐. 실패해도 괜찮아. 힘든 순간도 겪어봤잖아.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어. 평탄하지 않은 삶에 너는 괴로워했지만 이겨내고 어렵게 여기까지 온 아이야.


긴 터널을 거쳐왔기에 어둠이 영원하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지. 처음은 두려워 나도 그래. 그래도 나는 믿어. 너에게는 힘이 있거든 너는 스스로가 못났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그 점조차 사랑스럽다. 나는 너가 좋고 그리워. 내 글이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머지 않아 다시 또 만나.


너를 많이 사랑하는 수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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