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멋진 어른이 되어서, 널 만나러 갈게
- dearmyfreshmanself
- 9월 17일
- 2분 분량

스물한 살의 나에게.
안녕 미래의 나!
우선 축하한다는 말을 하고싶어. 1년 뒤의 나는 분명 A가 가득한 성적표와 잘생긴 남자친구, 무수히 많은 공모전 수상 경력을 가지고 있을 테니까.
하하 사실 장난이야. 알지? 설사 이런 것들을 이루지 못했더라도 괜찮으니, 이거 한 가지만 알아줘. 1년 전의 너는 꿈 많은 신입생이었다는 거 말이야.
너는 요즘 어때? 나는 날마다 하고 싶은 게 늘어나고 있어. 토론 대회도 나가보고 싶고, 동기들이랑 바다 여행도 가고 싶고, 도서관에 있는 책들을 전부 맛보고 싶기도 해. 아마 이걸 다 하려면 몸을 백 개로 쪼갠대도 모자랄 거야. 아직 나는 1년 뒤의 내가 내 목표들을 얼마나 이뤘을진 모르겠어. 뭐, 이루든 이루지 못하든, 지금의 나는 꿈을 꾸는 시간 자체로 행복하고 감사한 것 같아. 만약 지금 네게 꿈과 열정이 부족하다면, 내 넘치는 꿈과 열정을 이 편지에 담아서 보낼게. 그러니까 너도 편지를 읽는 동안 새내기의 마음으로 돌아가서, 꿈을 꾸는 즐거움을 다시금 누려보길 바라.
뭐 하나만 물어봐도 돼?
난 항상 궁금했어. 1년 뒤의 나는 비로소 어른이 되었을까? 난 고등학생 땐 20살만 되면 어른이 되는 건 줄 알았어. 근데 실제로 해 보니까 어른 그거, 참 노력해야 하는 거더라. 스스로척척 해내는 대학생은 대학 합격증에 딸려오는 것쯤으로 여겼는데, 실제로 대학에 입학해 보니 나는 모든 게 낯설기만 한 한낱 신입생일 뿐이었어. 어른은커녕 다시 아기가 된 것 같더라. 기억나니? 우리의 우당탕탕 3월ㅋㅋㅋㅋ
그래도 휘청거린 3월의 시간이 헛되지 않았는지 4월의 나는 느리지만 아장아장 걸을 수 있게 되었어. 이 성장 속도라면, 1년 뒤의 너는 우사인 볼트보다 빠르게 어른을 향해 달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흠, 참 기대되는걸? 빨리 스물한 살이 되고 싶어졌어.
나는 요즘 내가 하루가 다르게 자라나는 것을 느껴. 마치 나에게 청춘이란 이름의 3차 성징이 온 것만 같아. 그러니까 아프고 힘든 하루도 그저 성장통일 뿐이라고 생각할래. 난 아직 스무 살이고, 청춘이니까!
현별아, 나는 이 세상을 한껏 마시며 무럭무럭 자라날 생각이야. 그러니까 1년 뒤에서 날 기다려 줘. 꼭 멋진 어른이 되어서, 널 만나러 갈게.
2025. 4. 30. 스무 살의 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