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과 고민이 많았던 신입생 나에게.
안녕 새내기. 난 2024년의 헌내기 나야.
네가 그렇게 궁금해 하던 미래의 나.
너도 알다시피 난 태어날 때부터 걱정이 많은 아이였잖아,
그럼에도 1학년 때 나는 유독 미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
원래 가고 싶던 과에 진학하지 못하고 전혀 생각해본 적 없던 과에 들어오게 되어서 많이 좌절하고 힘들어했었지.
입학하고 수업을 들으면서 내가 정말 이게 맞을까? 이걸 하면서 행복할 수 있을까? 이 분야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던 것 같아.
내가 있을 곳은 여기가 아닌 것 같고, 다른 과에 진학했다면 어땠을까. 하며 결과에 대한 끝없는 후회를 반복했지.
특히 주변 사람들을 보면 비상하게 잘하거나 좋아하는 것이 있고, 그게 전공이랑 연관되는 경우가 많잖아.
근데 난 좋아하는 것도 딱히 없고 잘하는 것도 못하는 것도 없이 딱 모든 게 중간이고 평범해서 더 고민했던 것 같아.
그래서 나 결국 전과 했어.
네가 고등학생 때 가고 싶어 하던 그 과로.
전과 하면 못 따라 갈까 봐 또 뒤처질까 봐 엄청나게 걱정했었잖아.
맞아. 네가 걱정한 것처럼 잘 따라가진 못하고 있어.
근데 또 아예 못 따라가는 건 아니야.
한 문제로 8시간을 고민하고, 개념을 이해하려고 전공 책을 10번을 읽고, 새로 사귄 동기들에게 헷갈리는 거 물어보고, 그래도 모르면 교수님께 여쭤보기도 하면서 열심히 따라가고 있어.
걱정했던 것보다는 생각보다 아무것도 아니야.
너는 처음엔 잠깐 주춤할지라도 결국엔 좋은 결과물을 꽃 피울 때가 많았잖아.
네가 네가 한 노력과 수많은 고민의 흔적들은 지금 당장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지라도 나중에 꼭 빛을 발할 날이 올 거야.
지금은 실패로 가득 찬 인생같이 느껴질 테지만 지금 와서 되돌아보면 1학년 때 인생에서 가장 많은 성공의 희열을 느껴본 것 같아.
그리고 귀찮다고 끼니 대충 먹지 말고 맛있는 거 사 먹고 할까 말까 고민하느라 하루 다 보내지 말고 네가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하고 싶은 거 다 해봐.
돌아보면 1학년 때 참여했던 프로그램들 중에 참여하지 않을 걸 후회하는 프로그램은 있어도 참여한 걸 후회하는 프로그램은 없으니까.
그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온 너를 믿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고민하고 있는 지금의 너 자신을 믿어.
넌 뭐든 할 수 있고. 혹시 실패해도 내가 수습할 테니까 나 믿고 뭐든 열심히 해봐.
생각보다 실패해도 큰 일 안 생겨. 실패에서 오히려 많은 걸 얻고 그걸 토대로 더 발전하게 될 거야.
그리고 넌 실패라고 생각해도 결과 나오고 보면 성공일 때도 있어.
그렇게 생각하면 걱정으로 말미암은 불안함이 좀 진정될 거야.
그리고 아직은 모르겠지만, 강원대학교에서 좋은 사람들 진짜 많이 만나.
그리고 넌 그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배울 거야. 배울 점이 많은 사람이니 관계를 원만하게 잘 유지하도록 해. 네가 주변에 많이 베풀수록 네가 꼭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야.
자신의 분야를 정말 즐기고 학문에 깊은 뜻을 가진 사람들과, 아직은 즐기지 못해도 즐기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자신만의 독보적인 재능을 가진 사람들 등등 네가 만나는 사람 한 명 한 명 모두 대단한 사람들이야. 너도 그들처럼 대단한 사람이라는 거 꼭 명심해.
네 걱정 모두를 나누는 건 독이 될 수 있지만 정말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것은 주변에 살며시 도움을 청해봐.
그 상황을 미리 겪어본 사람이 너에게 딱 맞는 조언을 해줄 수도 있어. 그렇다고 너무 의지하면 안돼!
혹시 그래도 무한한 걱정의 굴레에 빠진다면 거울을 보고 난 할 수 있다. 난 최고다. 5번 외쳐. 그래도 걱정이 안 사라지고 계속 불안하면 뽀송뽀송하게 샤워하고 나와서 좋아하는 바나나 우유 하나 먹고 그날은 일찍 자자. 일어나면 좋은 해답이 떠오를 수도 있어.
난 그래도 열심히 계속 고민하는 신중한 네가 좋다.
오늘도 머릿속에서 치열한 토론을 하고 있을 너를 응원해!
2024년 미래의 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