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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네가 지금의 나보다는 강한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어


To. 2023년 누구보다도 밝았던 신입생인 나


안녕, 과거의 나야.


막 입학한 너는 대학교에서는 또 어떤 삶을 살아갈까 설레는 중이겠지? 일단 미래의 너로서 미리 사과할게. 너는 엄청 힘들 거야. 몸이 아니라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 거야.


신입생인 너는 너무 하고 싶었던 게 많았고, 계속 새로운 것을 도전하고 노력할 거야. 그로 인해 너무 좋은 사람들을 만날 거야. 동아리 사람들 이랑 바다도 다녀오고, 바다 이후에 간 소양강댐에서 본 그 별은 네가 다시는 잊을 수 없는 가장 큰 감동을 선사할 거야. 차에서 내리는 순간 펼쳐지는 무수히 많은 별들과 편한 사람들과 나눈 그 대화. 그리고 집으로 가는 길에 마주친 안내판 없는 절벽…절대 잊지 못할 거야.


그리고 가장 하고 싶었던 카메라를 다룰 수 있게 될 거야. 돈이 없어서 카메라를 배우지 못한 어린 시절 너의 한을 채워주는 동아리에 들어가서 카메라 하나에 설레는 너를 볼 수 있을 거야. 과거에는 하지 못했던 학생회도 할 거야.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학과 학생회에서 일한다니. 너무 설레지 않아? 곧 있으면 너는 동아리 5개에 학생회, 연석 회의 참석도 하고 해외에도 일하러 갈 거야. 지금 생각해보니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활동했는지 모르겠지만 많은 활동 덕분에 너는 정말 다양하고 멋진 사람들을 만나고 사귈 수 있을 거야.


세부를 다녀오고 마음을 다 잡고,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개강을 하게 되면 2학기 동아리 홍보제가 열려. 신입생인 너에게 하지 말았으면 하는 행동이 많지만, 꼭 동아리 홍보제는 참여했으면 좋겠어. 2학기 동아리 홍보제에서 너는 캠퍼스라이프의 마지막을 함께 장식하고 싶은 사람을 만나게 될 거야. 그 사람을 3개월 동안 짝사랑하다가 만날 건데, 이 사람을 만나기 위해 열심히 살아온 건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될 거니까. 너무 조급해 하지 말고 기다려줘. 난 네가 지금의 나보다는 강한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어.


그리고 꼭 2학기 축제에 참여해서 주점에서 술도 마시고 비비랑 볼 빨간 사춘기가 오니까 꼭 봐...!! 세상에서 그렇게 매력적으로 생긴 사람이 있나 생각이 들 정도로 재밌는 무대를 볼 수 있을 거야. 꼭 수업 끝나고 외로워도 앞으로 달려가서 앉아. 후회하지 않을 선택일 거야.


그리고 대학교 생활이 행복하기만 하진 않을 거야. 앞으로 내가 말하는 부정적인 경험을 피하지 말고 부딪히며 지금의 나보다 더 성장하면 좋겠어. 왜냐하면, 과거의 나는 욕을 먹지 않기 위해서 몸과 마음이 지쳐도 일을 했고, 힘든 티를 내지 않기 위해 항상 긍정적인 척을 했거든. 동아리 활동에 학생회 활동에, 너무 바빠서 동기들과 친해질 시간이 없었고, 너무 힘든 나머지 가끔 나오는 예민함은 친구를 잃게 만들었어. 네가 꿈꾸던 캠퍼스 라이프가 아니라는 생각에 너무 힘들어서 대학교에서 했던 모든 것들을 때려치우고 싶을 거야.


그리고 미래의 너에게는 맘 놓고 대화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야. 너 스스로 갉아먹은 자존감은 나는 사람들과 못 어울리는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을 해서 총학생회, 과 학생회, 동아리 임원진 스카우트를 다 거절할 거야. 이 선택으로 인해서 정말 외로울 거야. 하지만 만약 했어도 스트레스는 심했겠지...이러한 부정적인 상황들이 안 생길 순 없으니, 너에게 예방책이라도 주고 싶어.


난 네가 신입생을 누리면서 버렸으면 하는 생각이 있어. 선배들도 아직 학생이니까 어려. 너가 기대한 만큼의 모습을 안 보여준다고 한들 그들에게 실망하지 마. 그리고 너가 아직 다 컸다고 생각 하지마. 지금 보니 신입생의 나는 너무 어렸어. 그리고 선배들이 불편해 할까 봐 밥 사준다는 선배들의 마음을 거절하지 마. 밥 먹으면서 선배들과 친해질 수 있는 거고, 선배들도 너에게 밥을 사줄 능력이 있고 마음이 있으니까 사준다고 하신 거니까. 부끄러워하지 말고 도움을 청해.


과거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너무 많지만, 내가 지금 말한 것만이라도 꼭 생각했으면 좋겠어. 앞으로의 캠퍼스 생활은 순탄하길 바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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