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과거의 지영아.
당시 네가 무기력했던 모습이 떠오르는구나.
COVID-19로 인해 집에서 보내야 했던 시간들이 많았기에 더욱 이해가 되기도 해.
그거 기억나니?
비대면 수업이니까 야간알바를 해도 괜찮겠다 싶어 간절히 지원했던 알바.
PC방 알바를 마치고 나서 올려다본 까만 새벽하늘을.
당시에는 까만배경에 내가 삼켜졌다고 생각해 움추려들었지.
하지만 지금은 까만배경 덕분에 더욱 빛날 수 있었던 달과 설탕처럼 뿌려져있던 별들이,
나를 응원해주었다고 생각해.
이렇듯 몇 년 안 되는 짧은 시간에도 긍적적으로 변한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어서 기쁘다.
요즘에도 새벽 공기 냄새를 맡으면 그 기억이 떠올라.
또, 가끔은 근처 하천길에 들려 런닝을 하거나, 비가 오는 날에는 카운터 옆 좌석에 앉아 게임하며 보냈던 시간들.
참, 좋은 추억이자 경험이었다고 생각해.
지금으로써는 그런 귀중한 새벽 시간을 얻기 힘드니까 말이야.
그렇게 무기력하게 보냈던 새내기 시절.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방황하던 나의 모습.
무엇을 공부해야 할지 몰라 불안해했던 나의 모습.
가정사 때문에 홀로 이겨내야 했던 나날들.
안타깝기도 하지만 이 또한 성장해가는 과정이 아닐까 싶어.
이런 상황을 이겨내면 이겨낼수록 강인한 내가 될 수 있으니 말이야.
미로 속에서 방황하긴 해도 출구를 찾을 수 있다는 자신감만 있다면, 앞으로도 지영이는 빠져나갈 수 있을 거라 믿어!
자, 그럼 이제 과거의 이야기는 마치고, 현재의 이야기를 해볼까?
요즘 하루하루가 되게 기대되는 거 있지.
전공 공부도 적성에 맞아 재미있고,
스마트폰 사용량을 줄이고자 시도해본 독서에도 흥미가 붙었고,
이전부터 관심있었던 언어 자격증 준비도 순조롭고,
건강해지기 위해 본격적으로 시작한 운동도 재미있어.
누구보다도 재미있는 삶을 살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단다~
하지만 이것들과 더불어 아르바이트, 근로장학 활동까지 하니 한 주 한 주가 벅차다는 느낌이 들어.
나의 고민이 바로 이거이기도 해.
의욕, 열정, 시간, 건강은 뒷받쳐줄 수 있는데, 돈이란 게 참 야속한 거 있지.
작년에도 한 번 비슷한 고민을 뛰어 넘었기에, 앞으로의 고민은 쉽게 풀릴 거라 생각했는데 오산이었어.
이 고민으로 요근래 되게 불안했다?
그런데 때마침 학교 게시판에서 이 프로그램을 발견하게 되었어.
이렇게 나 자신에게 편지를 쓰며 과거의 나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 얼마나 기쁜지 몰라.
당시 많은 것들을 이겨냈던 지영이가 대단하다고 느끼며 용기를 얻게 된 덕분에, 지금 마음이 많이 진정되었어.
다시 앞으로 나가리라 하는 마음가짐도 갖게 되었고!
오늘을 기점으로 다시 미래를 향해 출발할게.
이번 기회로 또다시 전진하는 법을 배웠구나.
미래의 지영이가 예쁘게 봐주겠지?:)
그럼, 늘 다이어리에 적던 말들로 끝을 맺어볼게.
긍정을 잊지 말자.
20대의 청춘을 헛되이 보내지 말자.
어디서든 겸손하게.
늘 건강하고 행복하게..
나 자신을 제일 먼저 사랑할 것.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