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2020년 신입생이었던 나 자신에게
안녕? 2020년 신입생이었던 도희야. 벌써 햇수로 5년 이 지나버렸네. 꿈이 없던 나는 대학교에 가는 게 별 흥미가 없었기 때문에 모든 신입생들이 꿈꾸던 MT도, 동아리도 다 관심이 없었지. 하물며 새로운 사람들과 친해지는 게 무섭다며 입학하자마자 휴학을 해야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면 많이 슬픈 소리지만 코로나 때문에 학교에 안 가는 걸 행운이라고 생각했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가장 친한 6명의 전공 친구들이 생겼고, GTEP이라는 대외활동에도 참여하며 네가 가진 역량을 잘 키워나가고 있지.
시간이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흘러 어느새 4학년 2학기, 졸업을 곧 앞두게 되었는데 솔직히 내가 지금까지 잘 해온 건지, 후회를 남기고 가는 건 아닌지 긴가민가 해. 어쩌면 아예 성장도 하지 못한 건가라고 자책하기도 해. 어른이 되는 걸 두려워했었잖아. 아직은 10대로 남아 어린 모습을 유지하고 싶어하며 철없는 행동들도 많이 했지. 지금은 나의 현재 모습밖에 볼 수 없으니 계속 나 자신을 자책하기 바빴는데 지금 이 편지를 쓰면서 나의 대학 생활 5년을 되돌아보니 분명히 성장했음을 또 한번 느끼게 된 것 같아.
실수 하나하나에 내 삶의 전체를 부정할 정도로 불안에 떨던 내가 실수는 경험과 배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한국인은 한국어를 고수해야 한다며 꽉 막힌 사고를 가지고 있던 내가 영어영문학을 전공하며 GTEP에서 해외수출 일을 하고 있고, 친구 사귀기를 두려워 하는 내가 내 사람들을 만나 서로를 위할 줄 아는 사람이 된 것처럼. 그러니까 너의 성장과 변화, 그리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분명 불안하고 무섭겠지만 너는 분명 주변의 좋은 친구들이 너를 많이 지지해주고 있기 때문 에 걱정하지 말아.
맞아, 내가 영어영문학을 전공하게 될 거라고 상상도 못 하고 있겠지? 학창 시절 영어를 가장 싫어했고, 하다 못해 가장 기본 문법인 주어와 동사도 잘 구분하지 못할 정도였으니까. 너는 한국인은 한국어만! 이라며 영어를 공부해야할 이유조차 몰랐으니까. 지금 3년째 영어 공부하고 있는 나도 내 자신의 선택이 가끔 당황스러울 때가 있어. 나는 왜 영어를 선택했을까? 사실 교직이수가 너무 하고 싶었기 때문에 영어로 전공을 돌렸었어. 국어는 그때 당시 인기가 너무 많았기 때문 에 너의 성적으로 국문과 교직이수를 하기에는 조금 부족했거든.. 아마 21년 가장 큰 도전이자 도박이었을 거야. 다행히 교직이수도 합격하고 교생 실습도 잘 다녀오게 될 거야. 심지어 교직이수는 너의 삶에 가장 큰 선물 같은 경험을 남겨주지. 교직이수도 '이런 실력으로 누가 누굴 가르쳐' 라며 도망치려 하지만 부딪혀봐! 일단 부딪혀봐야 네가 이 어려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지 알게 되더라고, 넌 생각보다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걸 좋아하고, 난관이 있더라도 어떻게든 끈기 있게 버티려는 성향이 있더라고. 네가 이 모습을 미리 알면 조금 덜 울었겠지만 그 눈물이 너를 더욱 성장시킬 것을 잘 알기에 아직은 많이 고민해보고 몸으로 체험해봤으면 좋겠어.
영어 공부 물론 많이 어렵겠지만, 어떻게든 영어 지식을 쌓기 위해 전화영어, 국제교류처 영어회화수업 등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일 거야. 하지만, 실력이 빠르게 늘지 않는다며 실망하겠지만 이제는 알 것 같아. 교육에는 침체기가 분명 존재하고, 이를 이겨내야 너의 영어 실력이 단단한 지지를 받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그래도 한 가지 부탁하자면 영어 공부를 더 열심히, 틈틈이 해두면 좋을 것 같아 ㅎㅎ 부정적으로 사고하던 습관을 긍정적인 언어로 바꾸고, 그동안 원치 않았던 일들을 긍정으로 극복한 너에게 잘 해왔다고 말해주고 싶어. 지금 네 모습 그대로 스스로를 깎아내리지 말고, 주변 사람들 잘 챙길 수 있길바라. 앞으로 수고할 너를 진심으로 응원하고 싶고, 성숙하게 자라 날 너의 모습을 기대할게. 아자아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