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2020년의 나에게
안녕 21살의 현서야. 까마득히 먼 2024년에서 네게 편지를 접어 올릴게. 일단 고생했다는 말을
네게 하고 싶어.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지?
너는 남들과 다른 길을 걸어왔어. 많은 사람들이 네 선택에 반박을 걸었고 네 선택을 비웃었지만, 넌 너만의 길을 묵묵히 걸었지.
고등학교 3학년이 되던 2018년에 너는 그동안 걸어온 길을 버리고 새로운 길을 걸어가기 위해 그동안 다녔던 특성화고를 자퇴했고, 2019년도에는 네 모든 걸 걸었던 공무원 시험에 떨어졌지. 그렇지만 넌 포기하지 않고 2020년도에 수능이라는 너만의 미지의 영역에 도전하여 강원대학교 행정학과 신입생이 되었어.
합격 문자를 받고 울산에서 춘천까지 KTX를 타고 강원대학교 중앙 도서관을 보러 간 날, 기억하니? 너무 추웠는데 추운 것도 모르고 멍하게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구경했잖아. 그날 열심히 공부하던 사람을 보며, 새로운 시작을 준비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잖아. 정말 잘했어.
사실 지금도 비슷한 것 같아. 끝이 끝이 아니더라고. 새로운 시작인 것 같아. 비록 2020년도에 코로나라는 악운이 날 덮쳐서 2년이라는 대학 생활을 못하게 되었지만, 그날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을 마음에 품고 졸업 이후를 위해 1학년부터 비대면 수업과 자격증 공부, 토익 공부를 병행하게 될거야.
그리고 2021년도에는 특수학교에서 일을 하게 될 거야. 그리고 행정이라는 길 말고도 다른 길을 탐색하기 위해 사무, 회계, 무역,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 자격증을 더욱 탐구하게 되겠지. 토익 점수도 900점대다 너? 사람들이 어떻게 퇴근하고도 그렇게 공부를 하냐고 신기해하고 멋있어한다? 놀랍지?
그 덕분에 비대면 수업 기간이 끝나고 복학을 한 2023년에는 복수 전공이라는 선택을 하게 되었단다. 더 나아가 GTEP이라는 프로그램에 합격하게 되었어. 3학년이라는 학년임에도 남들은 쉽게 도전해 보지 못하는 수출 실습이라는 새로운 시작과 경험을 하게 될 거야.
사실 지금도 너무나도 신기해. 내가 대학생이라니! 게다가 2020년만 해도 행정 이외의 길은 내 길이 아닌 것 같았는데 국제무역이라는 복수 전공을 선택하게 되었고 수출 실습도 하고 있어. 이 모든 게 다 네 의지와 결단력 덕분이야. 고마워.
2020년 당시의 넌 하루하루가 잿빛이었지. 모든 세상이 푸른색으로 물들어 네 내면을 집어삼켜 버렸고 누구도 너 자신을 이해 해주지 못할 것 같았잖아? 그런 네 마음은 내가 제일 잘 알아.
하지만 넌 그 모든 걸 이겨냈단다. 이제는 너 자신을 자랑스러워해도 돼. 이제 스스로를 깎아내리지 않아도 돼. 수고했어.
별개로 이 세상에 정답이라는 건 없는 것 같아. 그리고 꼭 한 가지 길만을 걸어가야 할 필요는 없어. 또 결과가 좋지 않아도 괜찮아. 그냥 2018년도의 네가 네 길을 묵묵히 걸어간 것처럼 앞으로도 그런다면, 넌 굉장히 성장하게 될 거야. 사실 결과도 좋아.
지금도 너무나도 힘들 땐 2020년의 너를 상상하면서 힘을 얻어 그때의 너처럼 지금도 나만의 길을 걸어갈 거야. 너도 날 응원해 줬으면 좋겠다.
From. 2024년의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