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새내기의 나에게
이제 막 대학 입학을 앞둔 스무 살의 나야, 안녕? 머지않은 미래의 너야.
하루빨리 멋진 어른이 되게 해달라고 바라던 6살의 꼬마가 벌써 이렇게 커서 스무 살 성인이 되었다니, 시간이 참 빠르다.
신입생인 나에게 보내는 편지라니... 무얼 말해주면 좋을까, 로또 번호라도 알려줘야 하나, 근데 그건 뭔가 반칙 같고. 앞으로 마주할 큰 이벤트들을 미리 알려주자니 그건 네가 성장할 기회를 방해하는 것 같고. 대체 뭘 이야기해 줘야 할지 많이 고민해 봤어. 그러다 문득 입학을 앞두고 한껏 움츠러들어 있는 네 모습이 떠오르더라. 그런 너를 위해 이렇게 편지를 써. 너무 다 말해도 재미없으니까, 너의 마음이 편해질 수 있을 정도로만 말해보려고. 부디 네가 이 편지를 읽고 조금이나마 마음이 편해졌으면 좋겠다.
지금 아마 많이 걱정되고 두려울 거야. 대학 가서 친구는 잘 사귈 수 있을지, 학점은 잘 딸 수 있을지, 스펙은 잘 쌓을 수 있을지, 학교 생활에 적응은 잘할 수 있을지 등 산더미처럼 쌓인 걱정과 고민에 지쳐있을 거야. 여러 가지 근심 걱정이 많겠지만 그걸 너무 크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지금은 네 고민이 정말 크게 느껴지겠지만, 주위를 조금만 둘러보면 모두 다 비슷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거야. 그리고 무엇보다도 네가 걱정하는 일들의 대부분은 일어나지 않아. 너는 좋은 친구들도 만나게 될 거고, 학점은 조금 아쉽지만, 학교생활에도 잘 적응해 나갈 거야. 대외 활동이나 공모전에도 도전하며 열심히 살고 있을 거야. 그러니 네 걱정의 무게를 조금은 덜었으면 해.
살아가다 보면 참 여러 가지 일들이 생길 거야. 정말 행복한 일들도 생길 거고, 기껏 편지까지 쓰면서 이런 말 해서 미안하지만 힘든 일들도 분명히 생길 거야. 하지만 너는 그 일들을 통해 더 성장할 수 있어. 그러니까 사소한 일에 너무 스트레스받지 말고,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네가 되었으면 좋겠어. 내가 장담하는데 너는 잘 이겨낼 거야. 그리고, 너는 많이 안정될 거야. 혼란과 불안 속에서 너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되거든.
잔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스무 살의 너에게 부탁하고 싶은 게 몇 가지 있어. 첫 번째, 하루에 최소 30분 이상은 운동했으면 좋겠어. 규칙적인 운동은 몸 건강에는 물론 마음 건강에도 정말 좋아. 그러니까 귀찮고 힘들더라도 꼭 꾸준히 운동했으면 좋겠어. 건강은 빨리 챙긴다고 나쁠 게 하나도 없으니까 미리미리 건강과 체력을 잘 다져놓는 게 좋아. 두 번째, 책을 더 가까이했으면 좋겠어. 대학생이 되고 나면 중학생, 고등학생 때보다는 자유시간이 많이 생겨. 그렇게 시간이 있을 때 책을 많이 읽어두는 게 좋아. 아무 분야나 괜찮아. 소설도 좋고, 수필도 좋고 다 좋아. 그렇게 읽다 보면 여러 가지에 대한 네 시야가 달라질 거야. 쓰고 보니까 너무 뻔한 말들 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한번 실천해 봤으면 좋겠다.
사실, 말은 이렇게 번지르르하게 하지만 아직도 나는 부족한 점이 참 많은 사람이야. 아직도 아침 잠이 많아 툭하면 늦잠을 자는 사람이고, 가끔은 운동을 미루기도 하는 헐렁한 사람이야. 그렇지만 나는 나만의 방식대로, 나만의 속도대로 행복하게 지내고 있어. 그러니까 스무 살의 나야, 부디 걱정과 고민 내려놓고 지금의 너를 즐겨봐. 지금 네가 있는 곳에서 행복하고, 다가올 너의 미래를 조금 더 마음껏 기대해 봐.
정말 오랜만에 나 자신을 찬찬히 돌아보고, 아마 거의 처음으로 과거의 나에게 편지를 쓰는 것 같네. 덕분에 좋은 시간 가질 수 있었어, 고마워. 항상 건강하게 지내고, 항상 진심으로 너를 응원해. 그럼, 안녕!
미래의 너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