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에게 사랑 받으려고 너무 노력하지 않으면 좋겠어
- dearmyfreshmanself
- 9월 17일
- 2분 분량

2024년 3월의 나에게,
안녕! 이렇게 편지를 쓰려니까 어쩐지 쑥스럽네. 나는 2025년도 4월의 나 자신이야.
어느덧 대학을 입학하고 1년이 지나간 이 시점에서 지난날을 되돌아보며 이렇게
편지를 적고 있어.
남들과는 다르게 조금 늦은 나이에 대학에 입학해서 많이 걱정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시간이 흘러서 벌써 1년이 지나갔네.
아마 너는 지금 약간 설레면서도 동시에 혼란스러운 시기일 거야.
많은 노력을 통해 드디어 대학에 입학했지만, 한편으로는 대학 생활에 대한 고민이
드디어 현실로 다가왔으니까.
앞으로 학교생활을 정말 잘해나갈 수 있을지, 진로는 어떻게 해야 할지,
성적은 잘 받을 수 있을지, 동기들과는 잘 지낼 수 있을지 - 여러 부분에서 많이 걱정하고
있겠지.
게다가 너는 남들과는 많이 다른 길을 지나와서 남들이 그런 부분을 주변에서 눈치채면
어떻게 할지도 신경 쓰고 있을 거야.
네가 그런 마음을 가지는 걸 이해해. 그렇지만, 그럼에도 너 자신을 믿어주면 좋겠어.
너는 아직 모르겠지만, 2024년 동안 너는 두려움에도 수많은 도전과 노력을 하고 그 결과
제법 괜찮은 성과를 이루고 성장하게 될 거거든.
덕분에 처음으로 장학금도 받아보고, 상도 받고, 학업에서도 좋은 성적도 거두게 될 거야.
동시에 다양하고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나게 될 거야. 너는 사람을 잘 못 믿었잖아.
여러 가지 일로 인해서 인간에 대한 기대가 거의 없었지. 그럼에도, 따뜻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덕분에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관계 속에서 가까워지게 되는 이들을 만나게 돼.
지금은 안 믿기는 얘기지? 그렇지만, 조금만 기다려봐. 내 말이 맞았다는 걸 알게 될 테니까.
물론, 항상 좋은 순간만 있지는 않을 거야. 가까워졌다고 생각했던 사람에게 상처받는 일도 생길 거거든. 갑자기 너를 피하고 무시하는 행동에 어쩔 줄 모르다가 멀어질 거야.
그리고 가끔은 네가 하는 도전과 노력이 과연 내게 정말 도움이 될지 고민도 많이 될 거야.
그렇지만, 모든 일이 지난 지금에서야 해줄 수 있는 말은 그러한 모든 일과 고민 또한,
너를 많이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될 거라는 거야.
1년이 지난 지금에서 보면 입학할 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정말 다른 사람 같아.
아마 너는 이렇게 변한 나를 전혀 상상하지 못할걸?
그리고 충고를 하나 해주자면 주변 시선에 너무 신경 쓰지 않으면 좋겠어.
너는 어차피 모든 사람을 만족하게 하지 못해. 아무리 잘해도 너를 힘들게 하는 사람은
생길 거야.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 네가 크게 잘못한 게 없는 것 같다면 모두에게
사랑받으려고 너무 노력하지 않으면 좋겠어.
지금 여기, 춘천에는 다시 한번 봄이 찾아왔어. 신입생 시절에는 기숙사도, 강의실도, 과제도, 수업도, 시험도 모든 게 새롭고 낯설어서 제대로 즐기지 못했던 것 같은데, 지금의 나는
집보다 학교가 더 편할 정도로 적응해서 그런지 이제야 제대로 봄을 즐기는 것 같아.
너도 혼란스러운 시기여서 마냥 마음이 편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너무 걱정하지 말고
가끔은 밖으로 나가서 벚꽃도 보고 봄 내음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어쨌든, 네가 이 편지를 읽게 되더라도 네가 완전히 이 말을 이해하지는 못할 것은 알아.
그래도 미래에서 잘 살아가고 있는 나 자신으로서 너를 좀 더 믿어도 된다고,
잘될 거라고 과거의 나에게 그냥 알려주고 싶었어.
넌 정말 잘 될 사람이니까, 그냥 믿고 열심히, 한 해를 보내주면 좋겠어.
항상 힘들 때마다 네 곁에는 너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너도 너 자신을 많이 사랑해주길 바래.
나는 2026년의 나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과거가 되도록 이 자리에서 열심히 살고 있을게.
언젠가 우리 함께 만나서 우리의 얘기를 서로 들어줄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그렇게 된다면, 2024년과 2025년의 우리는 서로 각자의 시간에서 다시 성장할 수 있겠지.
지금 그 자리까지 오느라 수고 많았고, 언젠가 꼭 만나자!
2025.4.11. 강원대학교의 기숙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