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됐든 잘했어
- dearmyfreshmanself
- 9월 17일
- 2분 분량

안녕, 1년뒤의 나 잘 지내고 있어? 이 편지를 다시 보게된다는건 벌써 1년이 지났다는 거겠지. 25년의 4월 30일의 나는 26년도의 내가 어떤 모습일지 많이 궁금해. 그래서 지금 나는 미래의 나에게 내 불안과 고민 그리고 목표를 보내게 됐어. 이걸 보내면서 나 스스로를 돌아보고 잘해왔다는 확신과 아쉬웠던 경험을 줄여가는 더 나은 지표가 되길 바래. 우선 지금 나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성적관리야. 중간고사가 끝난지 얼마되지 않았어. 알다시피 나는 학부여서 2학년 때 원하는 전공을 선택하려면 성적이 좋아야 원하는 곳을 선택하는데 유리해. 그래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해 원하는 전공을 선택하진 못할까 너무 걱정되고 불안해. 1년 후에는 전공을 선택했을텐데 부디 내가 원하는 전공에 들어가 이걸 읽으면서 ‘이런 걱정도 했었지’ 하며 웃을 수 있으면 좋겟어. 추가로 같은 학번에 친구들을 사귀긴 했지만 난 그 친구들이 내 가까운 친구다 친한 친구다라는 생각을 못하고 많이 외로워하고 있어. 만난지 이제 겨우 2달 정도밖에 안됐는데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외로운 감정은 내가 어떻게 조절할 수 없는 거라. 그러니까 나는 1년뒤의 내가 건축전공에 들어가서 지금처럼 계속 성실하게 수업출석하고 원하는 만큼 대학생활을 즐겼으면 좋겠어. 그리고 담당교수님이랑도 친하게 지낼수 있으면 좋겠고, 아직 얼굴도 못봤거든. 또 한명이라도 진짜 친한 친구가 생겨서 인간관계 걱정없이 지내고 싶고 영어공부랑 동아리도 잘 나가서 많은 경험을 했으면 좋겠어. 이렇게 적은 거보니까 갑자기 너무 부담스럽네 생각할 수 있고 못한 것도 있을텐데 낙담하지 말고. 이건 내 목표이자 희망사항이고 난 분명 하나라도 더 이루기 위해 노력했을 거라 생각해. 그치만 분명 미뤄둔것도 있고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도 있겠지.
잘 들어 그게 당연한거야 실패할 수도 있지 당연히 핑계대고 미뤘을 수 있지. 난 사람인걸. 그치만 내 성격 상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것도 알지. 그래서 아무리 남에게 잘하고 있다고 위로를 받아도 칭찬을 받아도 자책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널 과거의 내가 대신 응원해줄게. 뭐가 됐든 잘했어 넌 괜찮아 내가 실패해도 내 인생이 망한건 아냐. 알잖아 실패해서, 틀려서 배운점도 확실히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잖아. 못한 것도 있겠지 하지만 해낸 것도 있어. 앞으로 못한 것을 해나가는 거 물론 중요하지 발전해나가야하니까. 그치만 내가 해낸 게 사라지진 않아. 내가 해낸게 아무것도 없다는 듯이 생각하는 걸 1년 후에는 조금이라도 좋으니까 줄였으면 좋겠어. 편지 쓸 때 나답지 않게 도덕적이고 틀에 박혀있고 어쩌면 오글거린다고 생각할 문장을 늘어놓았다고 느낄 수도 있어. 더 심하면 과연 이 편지가 똑같은 내가 쓴게 맞나 싶을 수도 있지. 새벽감성으로 적은 글을 아침에 보면 찢어버리고 싶어지는 것처럼 말이야. 그치만 편지는 이런 감성이니까 좋은 거 아니겠어? 이럴 때 아니면 언제 이렇게 하겠어?
마지막으로 미래의 내가 궁금한 과거의 내가 너에게 질문하면서 이 편지를 마칠게
1년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뭐였어? 있었다면 적어두고 나 혼자서 또 이렇게 편지를 써봤으면 해
지금 걱정하고 있는 일들이 지금 그러니까 1년후에는 어떻게 되었어? 새로운 취미생활 같은 게 생겼어? 진로에 관해서 두루뭉술한 고민들이 조금은 구체화되었을까?
from. 25년 4월 30일의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