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모습의 너여도 괜찮아.
- dearmyfreshmanself
- 9월 17일
- 3분 분량

스물세 살의 너에게,
안녕. 나는 1년 전의 너야.
요즘 나는 스물두 번째 봄을 지나며, 풋풋함과 불안함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걷고 있어. 캠퍼스에는 싱그러운 녹음이 짙어지고 있지만, 내 마음속은 아직 옅은 안개처럼 답답할 때가 많아. 매일 정신없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문득 멈춰 서서 숨을 고르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해.
아침을 깨우는 요란한 알람 소리에도, 여전히 이불 속의 따뜻함에 더 머물고 싶은 마음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는 어김없이 시작되고, 나는 습관처럼 “오늘 하루도 부디 무사히…” 하고 속삭여. 고된 하루의 끝, 지친 몸을 침대에 누일 때면, 왠지 모를 아쉬움과 함께 “내일은 조금 더 괜찮은 내가 되기를…”하고 조용히 다짐하곤 해.
스물세 살의 너도, 나와 비슷한 무게를 품고 하루를 살아가고 있을까? 어쩌면 그때의 너는, 내가 흘린 수많은 땀과 눈물 덕분에 조금 더 단단하고 깊어진 사람이 되어 있겠지. 버거운 순간에도 묵묵히 이겨내고, 작은 성취에도 진심으로 기뻐하는 너의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가슴을 뜨겁게 해.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괜찮아. 너만이 아는 그 작은 승리의 의미를, 나는 온 마음으로 공감하고 응원하고 있으니까.
1년 후의 너는 어떤 모습일까? 대학교 4학년이 된 넌 이제 학군단 생활의 흐름에 익숙해지고, 동기들과 끈끈한 우정을 나누며, 듬직한 리더의 면모를 갖추고 있을 것 같아.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 대신, 깊어진 눈빛과 한층 여유로운 미소로 주변을 이끌어가는 너의 모습이 그려져. 마치 따스한 햇살 아래 뿌리 깊게 내린 나무처럼, 흔들림 없는 모습으로.
스물두 살의 나는, 때때로 삶의 무게에 짓눌리곤 해. 특히 첫 기초군사훈련에서 남들보다 뒤처지는 나 자신을 발견했을 때 느꼈던 좌절감은 아직도 생생한 아픔으로 남아있어. 남몰래 흘렸던 뜨거운 눈물과, 포기를 재촉하는 나약한 속삭임들이 귓가에 맴돌기도 했지.
하지만 놀랍게도, 나는 그 모든 힘든 시간을 묵묵히 견뎌냈어. 눈물이 많았던 만큼, 마음속에는 더 깊은 옹이가 새겨진 걸까? 결국, 더 큰 도전 속에서 나는 다시 일어섰고, 어느 순간 가슴 뜨거운 열망, “정말 멋진 장교가 되고 싶다.”라는 꿈을 품게 되었어.
그러니 스물세 살의 너 역시, 삶의 어떤 거친 파도가 몰아쳐도 굳건히 이겨낼 거라 믿어. 너는 이미 한 번, 나를 믿고 일어선 경험이 있는 사람이니까. 과거의 시간들은 분명 너에게 꺾이지 않는 용기와 지혜를 선물해주었을 거야.
미래는 아직 펼쳐지지 않은 그림과 같아서, 어떤 색깔로 채워질지는 오롯이 너에게 달려있어. 수많은 갈림길 앞에서, 너는 끊임없이 너를 증명하며 나아가야 할 거야. 작은 성공에 만족하며 안주하기보다는, 실패의 쓴맛을 삼키고 더욱 높이 날아오르는 사람이 되기를 바랄게. 때로는 넘어지고, 무릎에 흙먼지가 묻을 때도 있을 거야. 하지만 괜찮아. 가장 중요한 건, 다시 당당히 일어나 씩씩하게 걸어가는 너의 의지일 테니까.
스물두 살의 나는, 하루하루 작은 씨앗을 심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어. 부족한 체력을 다지기 위해 새벽의 어둠을 가르며 운동장을 달리고, 맡은 일을 빈틈없이 해내기 위해 밤늦도록 고심하기도 해. 때때로 지친 얼굴을 거울 속에서 마주할 때면 놀라기도 하지만, 그럴 때마다 마음을 다잡아. “이 모든 순간들이 결국 나를 빛나게 해줄 거야”하고. 이러한 작은 노력들이 차곡차곡 쌓여, 언젠가는 너를 더욱 자랑스럽게 빛낼 거라 믿고 있어.
그러니 스물세 살의 너도, 혹시 지금 지쳐 힘겨워하고 있다면, 너무 자책하거나 불안해하지 말아줘. 조급하게 앞서나가려 하기보다는, 너의 마음이 이끄는 방향으로 천천히, 그러나 굳건하게 발걸음을 옮기렴. 걱정과 초조함이 스며드는 순간이 찾아와도 괜찮아. 그건 너가 진심으로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니까.
나는 간절히 바라. 스물세 살의 신유는, 너의 선택을 믿고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기를. 주변의 작은 행복에도 감사할 줄 알고, 힘든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건넬 줄 아는 사람이기를. 그리고 무엇보다, 세상의 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고, 너만의 꿈을 향해 걸어 나가는 영원히 빛나는 사람이기를.
강원대학교 캠퍼스에 다시금 봄꽃이 만개할 즈음, 그 길을 걷는 너는 분명 지난 3년간 더욱 단단해지고 성장한 자신을 자랑스러워할 거야. 그때의 너는, 오늘의 이 모든 고된 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 의미를 지녔는지, 분명 알게 되겠지.
어떤 모습의 너여도 괜찮아.
가장 중요한 건, 너가 끊임없이 '너답게' 너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니까.
스물두 살의 나는, 스물세 살의 너를 믿고, 변함없이 응원하고 있을 거야.
늘 진심을 담아, 따뜻한 마음으로, 그리고 신유답게.
스물두 살의 내가,
스물세 번째 봄을 맞이하는 너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