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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 아니라는 것



To. 1학년인 인준에게

안녕? 대학교에 처음으로 들어와 꽤 많이 힘들 너에게 미래의 내가 편지를 써.

우리는 생각보다 대학생활이 이렇게 힘들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아.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봄처럼 화창하고 밝은 세상만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나는 지금 엉망진창이겠지?

가장 먼저 타 지역에 와서 부모님과 집을 떠나며, 혼자 살아가게 되었지. 고등학생 때는 혼자 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지. 근데 막상 혼자 나가 살아보니, 나는 여전히 어린애이고 부모님이 필요한 사람이었어. 부모님과 떨어져 사는 건 꽤 힘들고 외롭고 허전하더라.

그래서 아마 많이 울고 힘들고 이 모든 걸 견디기 버거웠을 거야.

그리고 과 특성상 선배도 없고 동기들과 함께 듣는 전공수업이 없어 친구를 만들기 쉽지 않았을 거야. 그러면서 모르는 게 있으면 손쉽게 물어보고, 밥도 같이 먹고 많은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없었지.

마지막으로는 수업도 버거웠어. 처음으로 코딩을 배우며 내가 조금이라도 뒤처질까 봐 두려워서 모르는 게 생기거나 잘되지 않으면 심장이 그렇게 빨리 뛰고 무서워했던 것 같아.

그래도 다행이었던 건, 나에게는 기숙사 룸메이트가 있었고, 모르는 걸 친절하게 알려주시는 교수님이 계셨어. 그래도 이 사람들 덕분에 힘든 3월, 4월을 잘 버틸 거야.

3월과 4월이 지나고 1학년 끝자락에 서 있을 때쯤 나는 많이 성장해 있을 거야. 이렇게 힘든 일을 다 한 번에 겪은 나는 고통 속에서 많이 성장했고 이젠 이러한 일들이 하나의 추억이라고 느껴져.

지금의 나는 혼자 잘 사는 법을 배웠고, 친구도 여럿 사귀며 잘 지내. 그리고 특히 수업을 하며 내가 뒤처지거나 잘 따라가지 못할 때, 겁먹고 무서워하지 않아. "아 언젠간 해결이 되겠지", "남들이 잘 해도 신경 쓰지 말자. 나는 나만의 속도로 가자" 이런 생각들로 오히려 나만의 방법으로 잘 해결하고 있단다.

비록 지금의 너는 많이 힘들고 버겁겠지만 조금만 더 버텨줬으면 좋겠어. 그리고 혼자가 아니라는 것, 힘든 순간은 한 순간 뿐이고, 고통은 언젠간 끝난다는 것. 이 세 가지를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계절의 변화를 느끼기 위해, 봄에는 한강으로 벚꽃을 보러 가며 맥주를 마시고, 여름에는 시원한 바다를 놀러 가고, 가을에는 공원을 산책하며 낙엽들을 바라보고, 겨울에는 내리는 눈과 여러 사람들이랑 함께 좋은 날들을 보냈으면 좋겠어.

내가 20살인 너에게 바라는 점들은 이게 다야. 많이 성장할 너를 내가 기다리고 있을게.

From. 누구보다 많이 성장한 인준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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