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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어쩌면 평생에 걸쳐 나를 알아가는 과정


(사진 출처: 고려대학교 커뮤니케이션팀)


지금의 내 모습을 보면 난 인생의 과도기를 지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관계에 대해서 나는 어떠한가. 주변 사람들의 말과 행동에 크게 영향을 받고 계속해서 생각을 곱씹으며 여러 번 생각하고 생각을 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연애에 있어서는 어떠한가. 그 사람들은 내가 무척이나 좋아했거나 또는 사랑했거나 의지했던 사람들일까? 그런 관계는 옳은 관계들이었을까? 서로에게 유익한 관계들이었을까?

정답은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 내가 그나마 상대적으로 확신있게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것은 모든 관계들은 적어도 나에겐 가르침을 주었던 관계들이었다. 상대방과 관계를 맺으면서, 그리고 헤어지면서 알아가게 된 것은 상대방도 있지만 가장 큰 것은 나 자신에 대한 앎이었다. 나라는 존재는 무엇인가? 나는 매우 연약하면서도 누군가가 흔들면 크게 넘어지는 사람이다. 동시에 매우 이기적이고 약은 인간이다. 순간의 위험과 고독감을 넘기기 위해 겉으로는 사랑이 담긴 행동을 한다. 위험한 순간 순간을 회피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그것은 순간의 즐거움은 가져다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나에게 점차 독이 쌓이는 과정이었다.

내 마음속에 쌓아둔 나만의 모래성은 한 순간에 무너져버렸다. 내 마음은 텅 비었다. 나는 이제 무엇으로 내 마음을 채워나가야 하는 것일까 고민했다. 무언가로 꼭 채워야 한다는 생각도 어쩌면 강박관념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한 가지 정확한 것은 마음을 비우고 나의 세계에 집중할 때 가장 ‘나’다우며 평온이 찾아온다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그리고 실질적으로 나를 도와줄 사람은 ‘나’밖에 없다. 내가 나를 도와야한다. 그러지 않고선 버틸 수가 없다.

하지만 난 여전히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의존하고 싶어한다. 그게 ‘나’가 아닌 타인적 존재이다. 나는 왜 누군가에게 의지하는 것일까? 그리고 나는 지금 고독을 감내하는 과정 중에 있다고 생각한다. 의지와 의존의 삶으로부터 탈피해나가는 것부터가 내가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홀로서기를 해야 진정한 깨달음과 행복에 이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혼자서 시간 보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에게만 집중하는 삶, 내가 살아가면서 해야할 일 중 하나가 되었다 이젠.

두 번째는 타인에 대한 재단이다. 난 평가하길 좋아한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타인을 평가할 순 없다. 여기서 할 수 없다는 의미는 그래서는 안 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평가할 자격이 없다는 뜻이다. 적어도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과거의 나는 누군가를 험담하고 평가하길 좋아했다. 하지만 저마다 삶이 다른 것인데 내가 어찌 다른 사람의 삶에 나만의 잣대를 들이밀며 평가할 수 있겠는가?

마지막으로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사회적으로 라는 것을 배제하고 생각해보고 싶다 나는. 난 무엇을 좋아하며 무엇을 하면서 나에게 주어진 소중한 한 번 뿐인 인생을 살아가고 싶은 것일까? 우선 나는 사색에 잠기며 내가 한 생각들을 글로 풀어서 쓰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최소한의 밥벌이도 해야한다. 하지만 우선은 밥벌이를 배제하고 생각해보자. 난 나에게 예술적으로 영감을 주는 것들을 좋아한다. 그래서 여가 시간엔 주로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듣거나 짧은 광고들을 보면서 예술적 영감을 받고 심취해있는다.

사회적으로 가치있는 것이란 무엇일까? 나는 20대 초반부터 마음 한 구석에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살았냐면, 세상의 불평등은 어디서 초래되는 것이며 그러한 불평등이 과연 정당한 것인가에 대해 생각했다. 불평등은 자연스러운 것인지, 아직 나도 답을 알지 못한다. 하지만 적어도 내 신념은 사람이 겪는 불평등은 해소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해주며 난 작게나마 그러한 해소에 기여하고 싶다.

한 번 뿐인 인생을 내가 생각하기에 정의로운 일을 위해서 헌신한다면, 그리고 그러한 일이 내가 좋아하는 일과 결부되어 있다면, 평생 그러한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은 나에게 보람있고 가치있고 행복한 삶이 될 것이라고 느꼈다. 물론 일을 직접 해보면 다르게 느껴질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선택한 삶이니 내가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끝까지 행동하는 것이 어쩌면 상대적으로 다른 일들을 하는 것보다 낫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삶은 어쩌면 평생에 걸쳐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고 나를 알아가는 과정 동안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그 속에서 보람과 행복을 느끼고 가치있는 것에 대해 계속해서 생각하며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한다. 하루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은 매우 빠르게 흘러가고 이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을 이젠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나의 생각의 여정도, 내 삶의 여정도 같이 흘러가고 있으며 고뇌와 고민으로 가득 찬 삶 속에서 나를 조금이라도 더 알아가기 위해 발버둥치는 나의 모습이 내 인생의 이야기 속의 일부분이 되어 이러한 이야기들이 모여 내 인생이라는 하나의 책이 완성된다면, 그것으로 내 삶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이야기가 내 기준에서 가치 있는 것이길, 나아가 타인의 삶을 구원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이야기는 완성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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