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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의 나는 새내기 시절의 나를 절대로 원망하지 않을거야


(사진 출처: 최근우 동문)


안녕! 방황하고 있을 2018년의 철수야! 나는 현재 2022년을 살고 있는 철수야. 생각보다 미래는 빨리 오더라. 너무 괴리감 느끼지는 말고 나의 이야기를 들어줬으면 좋겠어.

너의 새내기 시절은 생각보다 행복하지 않을지도 몰라. 여타 새내기처럼 너는 과 활동, 학교 강의, 동아리, 미팅 등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많은 인연과 추억을 쌓을 것을 기대하고 학교에 입학했겠지. 거기에서 기반이 되는 생각은 고등학교 3년 동안 열심히 공부한 것에 대한 ‘보상심리’일 것이야. 그동안 열심히 공부했으니 대학만 입학하면 자연스럽게 행복한 삶이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하겠지.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더라.


사실 네가 가장 크게 느끼는 감정은 생각보다 사람들과 친해지기 어렵다는 것일 거야. 우선 네가 객관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남들과 쉽게 친해지는 성격은 아니잖아? 물론 너도 친해지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겠지만 그러한 진심이 결코 남에게 쉽게 전해지지도 않고, 전해지더라도 너와 잘 맞지 않는 사람들은 결국엔 너와 점점 멀어지게 되더라. 여기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네가 친해지기 위해서 노력했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 것에 너무 낙담할 필요가 없다는 거야. 세상에 많고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꼭 현재 네 주변의 모든 사람과 친해질 필요는 없잖아? 그리고 분명히 너의 진가를 알아보고 너와 친하게 지내게 되는 사람들이 꽤 있을 거야. 물론 새내기인 너는 보다 더 많은 사람과 친해지고 삶을 공유하고 싶겠지만 그냥 애매하게 친한 사람들의 수만 많아지면 에너지가 그리 많지 않은 너는 그것 때문에 분명히 피곤해 할거야. 그러니 그냥 친해지려고 노력은 해보고 안되면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인간관계를 접근해보면 좋을 것 같아.


또 너의 새내기 생활에 큰 에로 사항 중 하나는 바로 네가 빠른년생이라는 것이야. 네가 빠른년생이기에 너는 미팅에 나가지도 못하고, 신촌에서 하는 동아리 뒤풀이에 마음대로 참여하지도 못하고, 친한 형들과 홍대 클럽에 함께 들어가지도 못하고, 다른 섹션 일일호프에도 가보지 못할 거야. 그래서 너는 분명히 세상을 원망하게 될 거야. 사실 이것에 대해서는 내가 뭔가 조언할 수 있는 게 없긴 해. 그냥 세상을 마음껏 원망하고 2019년을 기약하는 게 최선인 것 같아. 약간의 위안을 주자면 네가 새내기 시절에 마음대로 못한 것들을 2019년에 충분히 하게 된다는 것이야. 덤으로 빠른년생들만 공감할 수 있는 감정들 덕분에 너와 더욱 친해지게 되는 사람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는 거야. 그냥 세상에는 너의 능력과 의지 밖의 일은 분명히 존재하고 그것을 억지로라도 감내해 내는 것이 삶이라는 것을 빨리 인정하는 게 좋을 것 같아.

너의 서강에서의 학교생활이 너무 우울할 것만 같다고? 아마 그렇지는 않을 거야. 2019년엔 훨씬 재밌는 일들이 많이 생길 것이거든. 우선 네가 믿기 힘들겠지만 너의 가장 절친한 친구 중 한 명인 영호(가명)가 재수를 해서 우리 학교에 입학을 하고 너와 영호는 1년 간 곤자가 기숙사에서 룸메이트를 하게 돼. 그러면서 너는 학점은 많이 떨어지지만 정말 많은 추억을 쌓게 될 거야.


2019년에 많은 중요한 선택의 순간들이 있지만 지금에 와서 가장 중요한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네가 1학기 수강신청 때 체육 강의를 2개 이상 들으면 피곤할 것이라는 갑작스럽게 든 생각에 ‘야구’ 강의를 수강신청하지 않고 평소에 관심 있었던 ‘정치학개론’이라는 강의를 수강신청했다는 것이야. 사실 당시에는 별생각 없이 선택을 바꾼 것이었지만 그 강의를 들으며 너는 인생 친구 2명을 사귀게 되고, 그 강의를 재수강하게 돼. 그 재수강의 나비효과로 너는 첫 여자친구를 사귀게 되고, 너와 고향이 같은 여자애 한 명이랑 친해져서 영호와 그 친구를 이어주게 돼. 별 생각 없이 한 행동이 너의 삶에 이만큼 큰 영향을 미치는 게 정말 신기하지 않니? 물론 어떠한 선택이 너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는 없지만 매 순간마다 신중하게 선택을 하고 그 선택의 결과를 후회하지 않고 즐기는 삶을 살아가는 것도 좋을 것 같아.


또 너는 2019년에 네가 참여해오던 작은 동아리의 회장을 맡게 돼. 그 직책을 수행하며 분명히 인간관계에 회의를 느끼기도 하고, 그 동아리 활동 자체가 싫증이 날 때도 있을 것이지만, 네가 기획한 여러 행사들에서 동아리 부원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매우 뿌듯함을 느낄 거야. 거기서 너는 네 삶에서 행복을 느끼는 방법 중 하나를 알게 돼. 바로 너의 노력을 통해 다른 사람들이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야. 그 경험을 통해 나는 지금 나의 노력이 다른 사람의 행복으로 치환될 수 있는 진로 중 하나를 준비하고 있어.

새내기 시절의 철수야! 분명히 너는 대학생활을 하며 무력감을 느끼기기도 하고 삶에 대한 회의가 올 때도 많을 거야. 하지만 그러한 감정들조차도 네가 더 멋진 삶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동기가 될 것이니까 너무 우울해 하지 말고 그냥 너의 삶을 살아가면 좋겠어. 2022년의 철수는 새내기 시절의 철수를 절대로 원망하지 않을 거야. 미래의 후회를 걱정하기보다는 주어진 삶 자체를 즐기는 새내기 시절의 철수가 되었으면 좋겠어. 그럼 오늘도 재밌는 하루 잘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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