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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은 너한테 있는 거 같아


(사진 출처: 최근우 동문)


To. 이제 막 1학년 1학기를 끝냈을, 과거의 나에게


이제 막 대학교 첫 학기 끝내느라 수고 많았어! 서강대에서 한 학기 공부하고 생활해 보니까 어땠어? 고등학교 때 기대했던 것보다 기대 이상으로 좋은 것도 있고, 예상과는 달라서 당황했던 점도 있지 않았어? 지금 감정이 어떻든 대학교라는 낯선 곳에서 적응하느라 수고 많았어 :) 이제 방학이니까 좀 쉬어야지!


내 기억으론 아마도 처음 대학교를 다니면서 좋았던 점도 많았겠지만, 워낙 새로운 환경이다 보니까 낯선 점도 많았을 거 같아.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같은 반 친구들과 거의 24시간 같이 있었고, 친한 친구들이랑 급식 먹고 매점도 가고 그랬잖아? 하지만 대학교에서는 동기들은 같은 수업이 겹칠 때만 볼 수 있고, 그마저도 저학년 때만 많이 겹친다는 얘기를 들었을 거야. 게다가 친해지고 싶은 동기나 선배가 있으면 따로 같이 만나자고 약속을 잡아야 하고. 그 때랑 비교해서 확실히 인간관계를 맺는 방식이 달라졌을 거야.


대학교 들어와서 단순히 인간관계 맺는 방법만 달라진 게 아닐 거야. 공부하는 방법 같은 것도 달라졌을 거야. 분명히 고등학교 때는 정해진 과목들만 들으면 됐었고, 시험 공부를 할 때도 수업 때 한 필기 위주로 했을 거야. 하지만 여기선 수강 신청을 통해 너가 원하는 과목들을 직접 선택해야 하고, 경우에 따라선 시험 공부를 어떻게 하면 될지 감이 안 잡히는 과목들도 있을 거야. 제 1전공에서 아직 내가 뭘 제대로 공부하고 싶은지도 모르겠는데, 2학년이 되면 복수 전공을 선택해야 하기도 하고.


단순한 인간관계나 학문적인 측면 말고 또 뭐가 달라졌을까? 아무래도 너 성격이면 고등학교 때보단 대학교 때 사람들의 시선이 더 많이 느껴져서 부담스러워할 거 같아. 너 성격이면 분명히 화장하거나 예쁜 옷 입는 걸 귀찮아 할 텐데, 주변에선 ‘개강 여신’이라면서 청순하게 차려 입은 또래 여학우들을 많이 띄워주는 걸 봤을 거야. 게다가 분명히 고등학교 때만 수시 준비할 때 생기부를 채우는 용도로 쓸모없어 보이는 활동을 할 줄 알았는데, 대학교 들어와서도 입사 담당자 분들의 눈에 차기 위해 스펙이란 것을 쌓아야 하고. 연애는 또 어떤데. 작년까지만 해도 절대 사귀지 말라는 분위기였다가, 지금은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는데도 연애를 안 하면 루저 취급하지?


이 모든 고민에 대한 공통점이 뭘까? 너는 똑똑해서 이미 눈치 챘겠지만, 이 모든 고민이 생기는 이유는 고등학교 때보단 대학교 때 자율성이 훨씬 많이 주어져서 그래. 생각해 보면 대학생이 돼서 좋은 점도 다 자율성이 높아진 거랑 관련 있지 않아? 시간표를 너 마음대로 짠 덕에 점심 먹고 학교 오는 날도 생겼고, 급식실이 아니라 너가 원하는 장소에서 밥 먹을 수도 있지! 마음이 잘 맞는 사람들이나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 위주로 친하게 지내도 되기도 하고.


아무리 그런 장점이 있다지만, 여전히 제 2전공 선택이나, 어떤 진로를 잡고 어떤 스펙을 쌓으면 좋을 지나, 외모적인 측면이나 연애랑 관련된 고민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을 거야. 그런 건 조금 더 큰 고민이라 뭐라 말하긴 조심스럽지만, 사실 답은 너한테 있는 거 같아. 조금 전에 자율성이 높아져서 새내기 때 고민이 생기는 거라 언급한 거 기억나지? 그만큼 좀 더 큰 높아진 자율성을 바탕으로, 너가 진정으로 원하는 게 뭔지 마음의 소리를 듣고 행동으로 바로바로 옮기면 자연스레 없어질 고민인 거 같아.


인생 스포가 될 것 같아 그 5년 새 내가 어떤 선택을 했나 말해주긴 조심스럽지만, 2학년 때 결국 내가 원하던 복수전공을 신청해서 재밌게 듣고 이제 졸업을 앞뒀어. 진로 선택, 외모, 연애 같은 건 지난 5년 간 남들이 ‘이게 좋다더라’라고 하는 거 말고 내가 원하는 걸 이룰 수 있다고 믿고 묵묵히 나가다 보니까 고민도 어느 정도 해결되고, 지금 행복하게 사는 데 원동력이 된 거 같아.


그러니까 너도 이제 너가 진정 원하는 게 뭔지 고민해 보고 행동으로 옮겨보면 어떨까? :) 분명 너라면 잘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거야! 게다가 서강대생이니까 너무 힘들 땐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기도 더 수월할 거야. 그럼 새내기 때의 고민을 딛고, 더 멋진 너가 되길 미래에서 응원할께!


From. 이제 곧 졸업을 앞둔, 2022년 겨울의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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