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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후회는 없어


(사진 출처: 최근우 동문)

2014년의 요나장에게


새내기 시절의 나여, 그때는 의욕과 에너지가 넘쳤지만 부족함이 많았지. 늦은 나이에 들어왔지만 새로운 대학 생활, 새로운 친구에 대한 설렘과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으로 가득했지. 비록 세월호 참사가 그때 있었긴 했지만.. 오히려 나는 그것을 교사에 대한 동기부여로 삼았지.


하지만, 그 때의 나는 인간관계에 대해 아는 게 없었고, 안 그래도 공부를 잘 안 하려는 성격인 나는 너무나 오래 공부만 해서 지칠 대로 지쳐 있었지. 그래서 인간관계 그리고 학점 모두 망했지. 게다가 군대도 이미 갔다 와서 도피 수단이라고 할 수 있는 것도 없었지.


근데 후회는 없어. 어쩔 수 없는 것이었지. 그만큼 내 삶에 굴곡이 너무 많았으니까..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런 굴곡들이 없었다면 뭔가 더 나은 결과가 분명히 있었을 거야.


어쨌든 그렇게 답이 없었던 나를 살려준 건 다름 아닌 동아리였지. 많은 동아리들이 취미나 관심사를 중심으로 뭉쳐서 그런지 좀더 단합도 잘 되고 관계 형성도 잘 되는 편이더라고. 내가 들어갔던 기독교 동아리 IVF도 마찬가지였는데, 여긴 특별히, 내가 어떤 상태이든 간에 아끼는 마음이 있어서 나를 편하게 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나 또한 다른 이들에게 그렇게 하는 것을 배울 수 있게 해주었던 기억이 있어.


사실 내가 꽤나 오랫동안 동아리에서 활동하면서, 내가 방황할 때도 도움이 되었고 지칠 때도 힘이 되었지. 아마 새로운 뭔가를 시도해볼 수 있는 동기부여를 계속 받을 수 있게 되었던 것이 동아리 덕이었을 거야. 그 덕분에 결국 달라진 나를 볼 수 있게 되었고.


그런 생각을 하기도 해. 사실 내가 잘하는 게 주로 머리 많이 쓰는 거, 스도쿠, 보드게임 이런 거다 보니까 내가 이걸 새내기 때부터 알기만 했어도 많은 게 달라질 수도 있었을 거란 생각을. (왜냐면 머리 쓰는건 젊을수록 유리하다는 생각이 있어서) 뭐 사실 꼭 머리 쓰는게 아니라도 젊을 때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많기도 하고. 근데 그건 의미없는 게, 내 재능을 발견한 거 자체가 놀라운 일이고 일련의 흘러가는 과정이 있었으니까. 불가항력적인 삶의 흐름들이 있었고 그 흐름들을 바꿀 순 없었으니까. 그래서 아쉬운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후회하지는 않고 만족해.


이 글을 읽는 모든 사람들, 특히 새내기들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요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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