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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응원하는 미래의 내가 있다는 걸 잊지 않아줬음 좋겠다


(사진 출처: 최근우 동문)

스무살의 나에게 안녕! 먼저 스무살이 된거 너무너무 축하해. 수능도 잘 치루고 서강대에 합격도 하고 기쁨만 누려도 모자랄 스무살인데, 막상 스물이 된 네가 마주한 현실은 너무 차가웠을거야. 갓 성인이 돼 아무런 능력도 없던 네가, 적어도 부모님께 짐이 되진 말자는 간절한 마음으로 하루종일 일하던 게 생각이 나네. 많이 힘들지? 학교생활이랑 일을 병행하는 일상을 살아가면서, 꽃다운 스무살이라는데 나는 그 젊음을 즐기기는 커녕 온종일 일한 탓에 아프기만하고, 연애조차 사치처럼 느껴져서. 대학 와서 달라져버린 인간관계도, 내가 진짜 어떤 사람이 되고싶은지도, 그저 모르겠는 것 투성이어서, 혼자 울고 혼자 모든걸 감당하려 하고 있을 것 같아 마음이 아프네. 음 있지 어느덧 스물 중반이 된 나는, 너한테 ‘너가 겪고 있는 일들이 내 나이쯤 되면 해결될거야’라고 누구보다 말해주고 싶지만 사실 그렇지 못해. 여전히 난 아직 커가는 중이라 많이 부족하다 ㅎㅎ 그래도 너보다 조금 더 성장한 나는, 적어도 넌 매일매일 최선을 다해 살아냈고, 네가 겪은 모든 순간들이 누구보다 빛났고 그 시간들 덕분에 앞으로 더 빛날거라는 건 확신해. 너한테 이러이러한 일들이 있으니 피해갔으면 좋겠다고 말해줄 수도 있지만, 그 모든 순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나도 존재하는 거라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네가 그 시절의 힘듦을 온전하게 잘 이겨내길 응원해주는 것 밖에 없어. 스무살의 새내기 나는 나 자신을 응원하지 못했던 것 같은데, 스물 중반의 내가 너를 응원할 테니 무너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무언가 대단한 걸 이루지 않아도 돼. 조급해하지 않아도 돼. 힘들 땐 주위 사람들한테 기대기도 해봐. 넌 지금 충분히 꽃답고, 예쁘고, 빛나는 스무살을 살아내고 있는 거니까 조금 더 철없어도, 더 즐겨도 돼. 오늘 하루도 잘 버텨내느라 고생했어. 널 응원하는 미래의 내가 있다는 걸 잊지 않아줬음 좋겠다. 치열하게 행복한 스무살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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