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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아름다움이 존재 자체에 있기를, 미래에 많은 이들의 아름다움을 찾아주기를,

  • jikim001
  • 11분 전
  • 2분 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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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유홍현 동문)


[신은 인간에게 선물을 줄 때 ‘고난’이라는 포장지에 싸서 준다. 선물이 클수록 포장지도 크다. 하지만 포장지를 잘 연다면 그 선물을 받을 수 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어려운 일들이 많았고 왜 나는 다른 사람처럼 평범할 수 없을까에 대해 많이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그 포장지 속에 숨겨둔 저의 선물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파봤기에 다른 사람들을 공감할 수 있는 능력, 문제를 해결하면서 얻은 내면의 힘, 무엇보다 내가 이겨냈듯이 나도 다른 사람들이 고난을 헤쳐가는 것을 돕고 싶다는 이타적인 마음을 얻었습니다. 이 선물은 돈 주고 살 수 없는 것들이었습니다.]

     

면접 때 했던 자기소개인데 기억나? 그렇게 나는 서강대 상담 심리학과 대학원에 입학하게 되었지. 내가 최근에 길을 가다가 꽃 한 송이가 핀 걸 봤는데 인상이 깊어서 한 장 담아봤어.


하수구에 꽃이 한 송이 피어있더라고. 이 꽃은 하수구 깊은 곳에 있을 때 한 없이 막막했을거야. 어둡고, 냄새나는 곳에서 이 꽃은 자신의 환경을 탓해야만 했을 수도 있어. 꽃의 본질은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해. 기념일 때 선물하고 사람들이 꽃 구경을 가는 이유는 꽃의 아름다움에 있지. 하지만 하수구 속 꽃은 아무도 봐주지 않아. 그런데 저 꽃이 세상 밖으로 올라올 수 있었던 이유는 밖에 있는 ‘빛’을 보았기 때문일거야. 꽃은 ‘빛’을 보겠다는 희망을 품고 지하에서의 삶을 버텼을 것이고, 또 그 빛이 꽃을 성장시켰을 거야. 마침내 사람들이 꽃의 아름다움을 보게 되었을텐데 이 꽃의 아름다움은 외면에 그치지 않아. 하수구 속에서 피어 올라왔다는 데에서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는 아름다움까지 갖추게 되었어.

    

입학한지가 엊그제인데 벌써 막학기야. 그래서 힘들지? 막학기가 생각보다 많이 바빠. 그런데 오늘 저 꽃을 보면서 처음 입학할 때가 떠올랐어. 멋진 꿈을 꾸고 입학했는데 바쁘다보니 현실을 보느라 요즘 꿈을 꾸지를 못하고 있잖아. 그래서 나는 네가 다시 꿈을 꾸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 분명 그 꿈은 너를 다시 키워줄거야. 마음에 상처를 받은 사람들에게 치유와 공감을 주고 싶고, 다른 이들의 성장을 돕고 싶던 너의 꿈 말이야.

     

이제 두 달 후면 졸업이고, 자격증 시험도 얼마 안 남았네. 처음에 공부하기가 망설여졌던 건 공부 끝나고 취업하면 30살인데 어쩌나 하는 마음이었는데 벌써 그만큼 와버렸어. 내년 이맘때면 넌 취업해있겠지? 그리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겠지?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어떤 곳에서 일할까를 생각하게 되지만 나는 네가 일자리에서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를 항상 생각했으면 좋겠어.

     

경쟁 사회 속에서 삶의 의미를 잃고, 지치고,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

     

15살 때부터 꿔왔던 꿈, 내가 그로부터 15년 후인 30세에 꼭 이루게 해줄게. 현재의 내가 이 세상에 쓰임 받는 사람이 되도록 열심히 공부해서 15년 전의 너의 꿈을 이뤄줄게.

     

그동안 잘 버텨왔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심리 상담 공부해줘서 고마워. 덕분에 내 마음이 많이 치유되었을 뿐만 아니라 꿈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코 앞까지 다가왔어.

     

빛을 따라 꽃 봉오리를 아름답게 피워내기 시작하는 2026년이 되길 바라.

     

네 아름다움이 존재 자체에 있기를,

미래에 많은 이들의 아름다움을 찾아주기를,

     

마치 꽃을 발견하고 사진을 찍어주던 어제의 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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