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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순간 누릴 수 있는 행복은 다 누리길 바라

(사진 출처: 최근우 동문)


안녕 신입생의 나야, 나는 대학원 졸업을 앞둔 미래의 너야.

졸업한 선배님들이 하나같이 학생 때가 좋았다고 말하곤 했었는데, 나는 그때마다 졸업한 선배들이 마냥 부러웠어. 그리고 내가 3학년이 되어 미래를 걱정하고 있을 때 선배들이 너는 아직 충분히 어리고, 심지어 무언가 새로 시작하기에도 전혀 늦지 않은 나이라고 조언해주곤 했었지. 그때는 으레 위로하는 말이라 생각했는데, 내가 당시 조언을 해주던 언니, 오빠들의 나이가 되고 보니 정말 진심으로 한 말이었다는 걸 요즘 느껴.

학교에는 희로애락의 순간들이 참 많이 담겨있어서 그런지 가끔 학교나 학교 근처에 들를 때면 괜히 아련해지더라. 후배가 교내 커피빈은 스타벅스로 바뀌었고, 자주 가던 개골목 음식점들은 코로나로 거의 다 문 닫았다고 알려줬을 땐 대학교 시절을 추억할 수 있는 조각들이 조금씩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들었어. 이제야 선배들이 카페 메이가 없어졌을 때 이런 마음이었겠구나 싶어. 사실 그때는 카페는 주변에 많은데, 하나 없어지는 게 그렇게 아련한 일인가 했거든. 사람은 역시 직접 경험하고서야 깨닫는 존재인가 봐.

특히나 코로나 시국을 겪으면서 당연한 것들이 당연하지 않을 수 있음을 확실히 깨닫고 있어. 나는 ‘A 이루면 B 해야지’ 라며 하고 싶던 걸 미뤘던 적이 많았는데, A를 못 이루면 못 이루는 대로 못하고, A를 이루면 또 다른 A’가 생겨서 결국 B는 계속 못하더라고. 미래 스포 할까 봐 자세히는 언급 못하지만, 순간순간 누릴 수 있는 행복은 다 누리길 바라. 지나고 보니 그때만 누릴 수 있는 것들이 생각보다 많더라.

살짝 스포 하자면, 아마 진로 때문에 많이 방황할 거야. 시험도 준비해 보고, 취업도 고려해 보고, 대학원도 고민했었지. 나는 될 듯 안될 듯 안 되는 순간들이 많아서 정말 힘들었어. 이렇게 결국 안 될 거면 처음부터 희망을 주지 말든가! 원망하며 불 꺼진 이냐시오 성당에서 혼자 운 적이 많았어. 출구가 안 보이는 터널을 끊임없이 걷는 기분이었거든. 그래도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조금씩 단단해지더라. 꼭 뭘 이뤄야 얻는 건 아니더라고. 원하던 걸 성취해서 성장했던 적도 있었지만, 오히려 힘든 순간을 겪으며 고민하는 과정에서 얻은 것들이 많았어. 아, 그래서 지금은 출구를 찾았냐고? 유감스럽지만 나는 여전히 뚝딱거리고 있어. 그래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건, 지금은 과거보다 나 자신을 조금 더 이해하고 사랑할 줄 안다는 거야. 나라도 나를 진심으로 믿어주고, 응원해야겠더라고.

나는 너처럼 또 한 번 끝과 시작 사이에 서 있어. 지금은 기대도 걱정도 모두 나름 즐기려고 노력하는 중이야. 너도 그런 마인드로 대학 생활을 100%로 즐겼으면 좋겠어.

나에게 정말 큰 위로가 되었던 아이유의 ‘아이와 나의 바다’ 가사를 끝으로 이만 줄일게.

‘휩쓸려 길을 잃어도 자유로와

더이상 날 가두는 어둠에 눈 감지 않아

두 번 다시 날 모른 척 하지 않아

그럼에도 여전히 가끔은

삶에게 지는 날들도 있겠지

또다시 헤매일지라도 돌아오는 길을 알아’

P.S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테슬라랑 삼성전자 주식을 사. 그리고 가상화폐라는 것도 좀 알아보고 사줄래? 그럼 내가 좀 많이 고마울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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