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최근우 동문)
신입생 시절의 나에게
신입생 시절이 어느덧 거의 십 년 전이라니 참 감회가 남다르다. 서강에서의 나의 첫 시작은 스스로에 대한 불신과 함께였어. 입학도 하기 전 수시 시험장에서였지. ‘이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과연 나의 초라한 답안지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 나는 항상 자신감이 부족한 편이었어. 겉으로는 겸손으로 비춰졌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항상 알고 있었어. 그것은 겸손이 아니라 낮은 자신감이라는 것을 말이야. 이런 나에게 서강은 몇 달 뒤 이런 나에게 마치 조금 더 자기 자신을 믿고 자신감을 가지라는 듯이 합격증을 선물해줬었지… 정말 감사했고 또 자신감에 차올랐었지. 그런데 얼마 못 가서 나는 또 다시 스스로의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더라고. 작게는 ‘과연 이 교수님의 수업을 따라가고 좋은 학점을 받을 수 있을까’부터, 크게는 ‘과연 내가 이 어렵다는 고시를 붙을 수 있을까’ 등 사소한 일부터 중대한 사안에 이르기까지 자신감 없는 모습을 유지했지. 이미 앞서 서강대학교의 수많은 선배님들이 해낼 수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증명해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지.
내가 너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하나야. 스스로의 가능성을 한계 짓지 마. 주눅 들지도 말고. 서강이라는 이름이 때로는 SKY라는 영어 단어 앞에 부족하게 느껴지기도 할 거야. 그런데 신입생이 된 지 어언 십여 년이 지나고 나서야 깨달은 것이 있어. SKY보다 우리가 부족한 것은 바로 스스로에 대한 믿음 뿐이라는 것. 할 수 있다고 도전하기보다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예단하고 지레 겁먹고 포기하기 때문에 성취를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정말 많다는 것이야. 너 자신의 잠재력을 사회적 인식이 설정한 경계 안에 가두어 버리는 잘못을 저지르지는 않았으면 좋겠어.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유독 서강인들이 스스로를 평가절하하는 성향이 있더라고. 그리고 재미 있는 건 서강도 이걸 알고 있었나 봐. 우리 서강의 슬로건, “그대 서강의 자랑이듯, 서강 그대의 자랑이어라”는 서강인들에게 서강인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자신 있게 도전하라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고 생각해. 꼼꼼히 계획하고 철저하게 실행한다면 불가능은 없다는 것을 너는 이미 잘 알고 있어.
마지막으로는 실용적인 조언을 해주고 싶어. 바로 너의 고질적인 문제인 ‘가짜 완벽주의’에 대해서야. “불완전하게 실행한 최선책은 완전하게 실행한 차선책만 못하다’는 격언을 이미 들어봤을 거야. 가짜 완벽주의에 빠지지 말고, 하나씩 하나씩 실천해나가다 보면 어느 새 목표에 다가서 있을 거야. 스스로에 대한 불신을 품고 서강에서의 첫 시작은 맞이했지만, 그 마무리는 자기 자신에 대한 무한한 자신감과 함께였으면 좋겠다.
앞으로의 앞날을 응원합니다, 모든 서강인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