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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펼쳐질 대학생활 중에 꽃길만 밟길!


(사진 출처: 최근우 동문)

To 유진

유진아, 처음 시작하는 대학생활은 어떠니?

우선 대학 진학이라는 무거운 목표 앞에서도 꿋꿋이 아름다운 대학생활을 갈망하며 지내왔을 너에게 “정말 수고했다”는 말과 “앞으로 모든 일이 잘될 것”이라는 축복의 말을 먼저 건네고 싶구나. 앞으로 펼쳐질 대학생활 중에 꽃길만 밟길!

내가 처음 우리 학교에 왔을 때는, 합격자 발표 후 이냐시오 성당에서 열린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했을 때였는데 이날은 아직까지도 어제처럼 생생하게 기억난다. “같이 입학할 동기들은 누구일까?”, “친하게 지낼 수 있을까?” 등등 많은 생각으로 나는 전날 늦은 밤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었지. 오리엔테이션 당일 날 처음 만난 동기들과 어색한 인사들을 나눈 후 C관에서 배부 받은 식권으로 함께 식사하면서 빨리 친해지고 싶단 생각과 이 친구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하는 생각을 했었어.

유진아, 아직 대학생활은 처음이라 많은 낯선 친구들과 빠르게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크겠지만 너무 서두르거나 불안해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나 역시 조바심을 냈던 적이 많았지만 많은 시간이 지나고 보니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면 긴 대학생활 속에서 얼마든지 평생 친구가 될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더구나. 나는 4~5학기 이후에도 수업 중에 그리고 같은 취미를 가진 학우들끼리의 모임 등을 통해서 평생 친구가 될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되었어. 우리 학교에는 생각보다 참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항상 기억해주길 바래. 서로 이해해주고 배려해주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아마도 우리 학교의 학풍 때문인 것 같기도 하네.


어느덧 시작된 새 학기, 나는 첫 수업에 들어가서 우리 학교만의 지정 좌석제, 독후감 쓰기에 한번 놀랐었고, 대학 수업은 계속해서 장소를 옮겨가며 들어야 한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놀랐었어. 독후감 제출 마감일 X관의 제출함에 내 독후감을 내고 돌아설 때 정말 뿌듯했었던 그 느낌이 아직도 쉽게 잊혀지지 않네. 그건 아마도 고등학생 티를 아직 벗지 못했던 나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지.

무엇보다 대학에 와서 내가 느낀 예전과 가장 다른 점은 바로 “내 앞에 자유가 통째로 다가왔다”는 것이었어. ‘어떤 수업을 신청할지’, ‘점심은 어디에서 누구와 먹을지’, 심지어는 ‘수업에 들어갈지 말지’조차 아무도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지. 내가 오롯이 모든 걸 결정해야 하는 상황은 처음이라 좋기도 했지만 문득 외롭다는 생각과 함께 큰 책임감도 느껴졌었어. 커다란 캠퍼스 내에 내 편은 아무도 없는 걸까 하는 생각도 문득 문득 들었던 것이 사실이야.

그렇지만 대학생활을 8년하고 졸업한 입장에서 다시 생각해보면, 힘들 땐 주변에 얼마든지 조언을 구할 수 있고, 휴학이란 제도를 통해 멈춰 쉬었다 가도 좋으니 “너무 큰 부담감은 느끼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꼭 해주고 싶어. 좌충우돌하면서 경험을 쌓는 것이 당연한 시기인 거지. 결국엔 다 성숙해져 가는 과정이니까 어떤 실수를 해도 상심하지 말고.

돌이켜보면 나의 경우에는 대학에서 가장 크게 남은 건 결국 인간관계였던 것 같아. 나는 졸업한 지 10년이 훌쩍 넘어가는 지금도 그때 그 친구들과 변함없이 교류하는 것이 인생의 커다란 낙 중 하나거든. 최근에는 코로나 19로 온라인 수업이 많고 식사 자리를 마음껏 가질 수 없다 보니 주변 선배, 동기, 후배들과 교류하는데 지장이 많을 걸로 생각이 되는데, 그래도 가능한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타인과 어울려 봐야 ‘내가 어떤 사람과 잘 맞는지’, ‘인간관계에 있어서 나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체득할 수 있게 될 거야. 특히, 이런 능력은 나중에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할 때나 배우자를 만나서 결혼생활을 할 때에도 너무나 중요한 부분이니 절대 간과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어.

공부 얘길 안 할 수 없는데, 나의 경우 저학년 시절 많은 자유를 한꺼번에 만끽하다보니 학점이 좋지 못했어, 나중에 그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여야 했었고. 매년 하계와 동계 계절 학기는 거의 다 들었는데, 당시에는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야. 그렇지만 지나고 보니 계절 학기를 수강하면서 알게 된 좋은 인연들도 많았고, 방학 동안의 고즈넉한 학교 교정을 혼자 거닐면서 사색도 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해. 겨울에 눈 덮인 우리 학교 모습이 구석구석 참 예쁘더라고, 나중에 꼭 방학에도 학교에 나와서 교정을 거닐어 보는 것을 추천할게. 이런 얘길 계속 하다 보니 지금도 꼭 그때로 돌아갈 수 있을 것만 같네.

요새는 취업난이 심하니까 이왕이면 학기 중에 학점 관리도 잘하는 학생이 되길 바라고, 내가 일하고 싶은 분야를 미리 잘 결정해서 일찍부터 준비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 주변에 길게 사회생활을 하신 어른이나 우리 학교 동문회를 통해서 유진이 너가 관심 있는 분야에 종사하는 선배에게 궁금한 것들을 묻고 조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거야. 직업은 평생 동안 나를 경제적, 사회적으로 지탱해 주는 정말 중요한 부분이니 만큼 일찍부터 관심을 가지길 바래. “어떻게 되겠지” 하다가 시간이 흐르면 그냥 남들이 다 사는 대로 살아져 버리게 되더라고. 그건 정말 고통스러운 삶이 되는 거니까. 꼭 이점을 유념하길 바래.

유진이 너에게 이 기회를 빌어 모든 얘기들을 다 해주고 싶지만 그럴 수는 없구나.


마지막으로 얘기해주고 싶은 건 이제와 돌이켜 보니 “대학시절은 정말 다시 오지 않을 젊은 시절의 황금기였다”는 거야. 물론 뜻대로 되지 않아 이런 저런 고민도 많고, 해야 할 일들도 많겠지만 항상 어떤 상황에서도 ‘이 순간이 정말 소중한 순간’ 이라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

항상 건강하고 즐거운 대학생활 보내길 바란다.

From 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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