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도 함께 걷자
- jikim001
- 2024년 8월 13일
- 3분 분량

(사진 출처: 유홍현 동문)
신입생 시절의 나에게,
안녕, 잘 살고 있니? 나는 네가 고등학교 시절 때 했던 노력 덕분에 꿈을 이뤘어. 처음으로 서강대 캠퍼스 투어를 하면서 학교가 너무나 크다는 생각이 들면서 앞으로 펼쳐질 미래에 대한 큰 기대감을 느꼈던 걸 기억해. 네가 살면서 행복했던 시기들 중에 제일 행복한 시기가 시작되었다는 생각을 많이 하지. 그와 함께 네가 고민도 계속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 몇 년 뒤에 너는 내가 될 거야. 그러니까 스포일러를 하고 네가 걷는 길의 방향을 바꾸게 하고 싶지 않아. 하지만 2년의 대학 생활을 하면서 너에게 도움이 될 것 같은 몇 가지를 깨달았어. 그것이 네가 지금 가고 있는 길에 확신을 갖고 일어서서 걷는 데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
뒤를 돌아보면 네가 하는 생각들, 네가 느끼는 감정들은 여전히 잘 떠올려져. 큰 목표를 이룬 것에 대한 성취감과 기쁨. 노력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이 감정들은 너를 ‘이제 나를 막을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했어. 동시에 너의 꿈이 현실이 되었지만, 늘 하던 노력을 잠시 멈추거나 목표에 완전히 집중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모든 것을 터뜨릴 수 있다는 생각을 너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머릿속 깊은 곳에 담고 있었어. 큰 기쁨과 함께 새로운 곳과 새로운 학업 환경의 불확실성을 직면해 불안감이 너를 휩싸고 있지.
그 불안감을 완화시키려고 너는 큰 목표를 우선으로 하고 네가 대학 와서 기대감을 가지고 하고 싶던 것들을 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는 걸 알아. 하지만 목표에 대한 성과를 이루는 것과 그 외에 하고 싶은 것을 병행하는 것이 가능하고 상호 관계에 있다는 것은 나는 알아. 그러니까 목표를 이루지 못 할까 봐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위험도 적당히 허락하면서 살아봐. 너는 그렇게 하는데 시간이 필요하지만 네 속도로 잘 해결해나갈 거니까 괜찮아.
이제 그러한 너를 생각하면 네가 무거운 생각들을 하지 않았으면 지금의 나는 조금 더 즐겁고 행복했던 학교 생활을 되돌아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들 때가 있지만, 사실 모든 일은 지금의 내가 얻은 좋은 일을 얻기 위한 튼튼한 기반이 되었다는 것을 알아. 그러니까 너는 너의 일들을 참 잘 해결해나갔구나 라는 생각에 뿌듯하네. 너대로 살아서 고마워. 너는 충분히 잘 하고 있고 오늘의 나를 위한 틀을 준비하느라 고생 많았어. 그리고 네가 느끼는 불안의 원인들 중에 하나는 너가 너를 과소평한다는 것이니까 걱정을 조금 덜 하고 기쁨의 순간들을 조금 더 즐기면서 살길 바래. 네가 설정한 하나의 큰 목표만이 유일하게 중요한 것이 아니니까 차차 작은 목표들을 달성하기 위해 애쓰며 살아봐. 하지만 그건 네가 너 안을 들여다보면 이미 잘 알 있을 거야.
작은 목표들이 중요하더라고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데 망설이지 않아야 한다는 것도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될 거야. 너는 학교 내의 사회생활에 적응하고 늘 ‘정상‘과 ‘평등‘을 추구하면서 살지만 때로는 한계가 있고 장벽에 부딪혀 좌절을 많이 하는 것도 너는 아마 경험하고 있을 거야. 여전히 그래. 하지만 나는 정상을 추구한다는 것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것 같아. 물론 적응을 하려는 노력이 너의 삶에 도움이 되고, 거의 모든 것에 큰 도움이 되겠지만 완전한 평등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한계를 너무 부정적인 것이라는 생각에 성공하지 않을 때 너무 속상하지 않길 바래. 독특성이 너에게 오히려 큰 무기가 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이것도 네가 너 안의 깊은 곳에 잘 알고 있다는 걸 나는 알고 있어.
너는 대학이란 개개인이 많은 것을 혼자 해야 하는 곳인 걸 빨리 알았어. 너는 신입생이지만 동갑인 친구들을 만날 기회가 거의 없었다 보니까 친하게 지낼 사람들이 없을까 봐 걱정을 하고 있고, 이것이 불안감을 느끼게 하는 또 하나의 원인인 걸 알아. 하지만 나는 결국 아르바이트, 대외 활동, 교내 활동을 많이 해서 사람을 많이 만났고, 관계를 많이 맺은 결과로 시간이 지나 네가 지금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좋은 인연이 생겼어. 그래서 네가 놓친 일들에 대해서 후회를 하지 말고 기분이 안 좋을 때 안 좋은 감정들을 돌려서 단단하게 한 발자국 앞으로 나아가길 바래. 네가 그렇게 살아서 나는 보다 큰 목표들을 달성할 수 있었고, 나는 앞으로도 그렇게 하기로 결심했어.
그리고 결국 인간관계도 학교생활도 영원하지 않을 거란 걸 잘 알고 있지만, 좋고 행복한 순간들이 많이 올 거야. 이를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이 계속 너에게 행복을 가져다 줄 거고 일상의 원동력이 될 기억으로 남을 거야. 나는 알아. 그러니까 지금은 그렇지 않더라도 어떨 때는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더라도 참길 바래. 하는 대로 하면 잘 될 거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으니까. 그렇게 하다 보면 네가 언젠가 너에게 의미 있고 모든 것의 이유가 될 일을 할 수 있는 미래를 위한 토대를 마련해줄 거야. 너는 잘 하고 있어. 그래서 조급하지 말고 두려워하지 말고 망설이지 마. 너는 하고 싶은 일들을 즐기면서 항상 긍정적으로 미래를 바라보면서 걷길 바랄게.
너는 너의 불안감을 수용하고 그때그때 위험을 허락하면서 네가 사랑하는 일을 했으면 좋겠어. 그리고 너대로 살아서 너무 고마워. 오늘의 나는 너와 나를 수용하고 우리의 목표들을 위해 꾸준히 걷는 사람이 되려는 노력을 앞으로도 계속 할게. 그럼 앞으로도 함께 걷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