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너는 행복했으면 좋겠다
- jikim001
- 11분 전
- 1분 분량

(사진 출처: 유홍현 동문)
안녕. 나는 2025년의 너야. 너도 알다시피 나는 지금 열심히 회계사 2차 시험 앞두고 공부하고 있는데.. 솔직히 말하면 꽤 힘들다.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서 공부만 하다 보면, 왜 이렇게까지 하고 있나 싶은 순간들도 많고. 근데 그래도 여기까지 온 거 보면, 나도 참 끈질기긴 해. 1년 뒤에 이 편지를 보고 있는 너는, 부디 그 시험 좀 붙어 있었으면 좋겠다. 제발. 중학교 때부터 그 직업이 정확히 뭔지도 모르고 그때는 그냥 멋져 보여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이 뭔지 생각하다 보니 결국 다시 여기로 돌아오게 되더라. 그러니까 붙었으면 좋겠고, 이제는 공부 말고 다른 걸 배우고 있으면 좋겠어. 일하면서 하나씩 배워가고 있는 그런 모습이면 참 좋겠다.
생각해보면, 회계사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게 언제나 확신에 찼던 건 아니었던 것 같아. 중간에 다른 길로 샐까 싶었던 적도 있었고, 나랑 잘 안 맞는 거 아닐까 고민도 많이 했잖아. 그래도 이 공부를 계속 하는 이유는 너에게 편지를 보내듯이 미래의 나를 생각해보면 가장 행복할 것 같은 모습이 이 일일 것 같아. 혹시 지금의 네가, 여전히 조금 불안하거나 뭘 해도 마음이 안 놓인다면 너무 걱정하지 마. 살면서 그런 순간은 매번 찾아오고 버텨낼 수 있다는 걸 너도 알거고, 여기까지 온 걸 보면 괜찮게 잘 해내고 있는 거니까. 하루하루 버티면서도 네가 얼마나 애썼는지 잘 알잖아.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거. 지금 너는 행복했으면 좋겠다. 무조건 웃고 즐거우라는 말이 아니라, 그냥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고 몰입하면서, 하루가 금방 가는 그런 느낌. 난 그게 진짜 행복이라고 생각했고, 너도 여전히 그런 걸 원하고 있겠지. 그리고 수고했다. 그 말은 꼭 해주고 싶었어.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와줘서 고맙고, 앞으로도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그래왔던 것처럼 하고 싶은걸 찾으면서 잘 살았으면 좋겠어. 그럼 오늘도 잘 버텨줘.
2025년 4월의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