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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최선이었고, 잘하고 있었고, 성장하고 있었다


(사진 출처: 최근우 동문)


지금은 2022년, 입학한 지 어느덧 3년이 흘렀구나. 그동안 대학생으로서 내가 얼마나 잘 살아왔는지에 대하여 객관적으로 쉽게 평가를 내리지는 못하겠지만, 3년 동안 꾸준히 나만의 삶을 잘 꾸려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충분히 대견하다고, 수고했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줄 수 있을 것 같아.


처음 합격 통지를 받았을 때, 기대감에 부풀어 학교에 입학했을 때, 그 때의 감정을 기억하니? 드디어 바라던 대학생의 신분을 가지고 세상으로 나아갈 생각에 행복했던 시절이 있었어. 물론 3년이 지난 지금 그 감정은 희미해져 이 ‘대학생’이라는 신분도 익숙한 것에 지나지 않게 되었지만, 그 당시에는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던 것 같아. ‘내 인생은 행복할 거야!’ 라는 희망을 가득 품고 새내기가 되었던 너, 하지만 이상과 현실의 괴리감이 클수록 많이 힘들다고 하던데, 그 말을 너가 그대로 경험하게 되었지.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은 생각보다 불편했고, 스스로의 사회성에 의문을 가지게 되는 수많은 순간들을 마주했을 것이며, 갑자기 주어진 자유는 오히려 더 많은 책임감을 동반하며 부담을 가중시켰을 거야. 아마 ‘자유로운데 불안하다’ 라는 말을 친구들과 주고받았던 것 같아. 갑작스러운 환경의 변화와 모든 새로운 것들을 마주하며 불안하고 압도되는 기분이 들었던 것이 당연했을 텐데, 그 감정마저 사치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잘 도닥여주지 못했던 것이 지금 돌아보면 너무 아쉽네. 물론 그 때의 내 모든 감정을 다 기억하지는 못할 것 같아. 일기장을 읽어보면 과거의 너는 인간관계에 힘들어했고, 스스로가 정한 기준에 충족되지 않는다며 자기 비하를 일삼았으며 스스로의 감정에 매번 의문을 가지고 하루하루를 무기력하게 흘러보냈다는 것이 느껴져서 뭔가 ‘속상하다’고 말할 수 있을 뿐. 모든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 정답은 없다는 것을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 좋았을텐데, 라는 생각이 지금이 되어서야 들었어. 지금의 나는 1년의 학교생활, 예측하지 못했던 비대면 학교생활과 교환 학생 1년의 기간을 거쳐 ‘정확히 예측하지 못하는 삶’, 그렇지만 ‘스스로의 선택과 감정을 존중하는 방법을 아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게 되었지만, 이런 말도 3년 동안의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왔기에 마침내 할 수 있었던 것임을 알기에 ‘새내기 시절 힘들었던 이예원’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살아왔던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으로의 전환이 가능했어. 너는 스스로의 선택과 행동, 모든 감정에 의문을 가지고 부정하려고 하겠지만, 그러는 동안 너는 성장하고 있었을 테고 동시에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었음은 분명하단다. 그러니 너의 모든 생각들을 부정하기보다는 오히려 인정하고 보듬어주며 조금 더 희망 찬 사람이 되기를 바라본다. 그 당시의 너는 스스로를 완벽이라는 굴레에 가두고 계속 혼자 굴러다니기만 했던 것 같아. 지금은 이렇게 나의 주변에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기에 그들에게 고마워하고 인생은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라 말할 수 있지만, 이전에는 인생은 혼자라는 기본 전제를 깔고 살았었잖아. 절대, 삶은 너를 너만의 기준이라는 울타리에 가두고 수없이 의문을 던짐으로써 형성되지는 것이 아니더라. 그러니 스스로의 감정을 존중하고, 최선의 선택을 하고, 과정에 임하고 정체 되지 않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 만으로 너는 너만의 삶을 잘 살아내고 있는 것이니 더 이상 불안해 하지 말자. 사람의 생각은 생각보다 심오해서, 부정적인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해서 거듭되기 때문에 우리는 그 연결 고리를 적당히 끊어낼 필요가 있어. 그 연결 고리를 끊어내는 방법은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삶’을 인정하면서부터 시작될 거야. 너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너의 삶에 적극적으로 들여오길 바라.


어린 시절 내 모든 불안함은 조급한 태도로부터 비롯되었던 것 같아. 무엇이 너를 그토록 불안하게, 성급하게 생각하도록 만들었는지 그 어떤 것에게도 책임을 돌릴 수는 없겠지만, 스스로의 삶이 타인이나 사회의 시선에 휘둘리도록 가만히 순응한 너의 실수에 만회할 기회를 주고자 오늘의 내가 약간의 조언을 해주고 싶어. 삶의 속도와 방향의 주축을 잡아주는 것은 반드시 너가 되어야 해. 항상 타인이나 사회 탓만 하며 비관적인 생각의 굴레에 갇히지 않기 위해서라도, 조급해하는 마음을 버리고 신중하고 차분하게 삶을 살아가는 너가 되었으면 좋겠다. 항상 어디에 쫓기는 것 마냥 급하게 선택하고 불안해했던 과거의 나,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너무나도 안쓰러워서, 너라도 스스로의 삶의 속도를 결정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말 뿐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너가 삶을 살아가는 태도를 형성해가는 소중한 시간 속에서 남이나 사회에 의해 주눅 들지 않기를 바라며 글을 써봐. 삶을 비관하기 위해 대학생이 된 것은 아니잖아? 조금 더 너의 선택을 존중해주고, 불안해 하지 말고, 타인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며 너 자신이 네 삶의 주축이 되기를 바라. 아등바등하지 말자. 충분히 최선이었고, 잘하고 있었고, 성장하고 있었다. 몸이든 마음이든, 더 이상 아프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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