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최근우 동문)
안녕, 2018년의 서영아. 나는 2022년 2월의 서영이야. 2018년 2월 쯤이면 너는 크디큰 서울에서 새롭게 펼쳐질 캠퍼스 생활을 기대하고 있겠지? 학교에 갔더니 너와 꼭 닮은 새내기들이 캠퍼스 투어를 하고 있더라. 아기 병아리처럼 선배들을 졸졸 따라다니는 새내기들을 보니 아침마다 꽃무늬 블라우스에 치마를 고르고 있던 너의 모습이 기억나서 괜스레 웃음이 났어. 그때를 생각하니 괜히 내 마음까지 다시 설레는 듯하네. 사실 몇 달 전에 대학교 과 후배를 한 명 만났는데, 순간순간 너의 모습이 많이 떠오르는 거 있지? 마치 과거의 나를 보는 것 같더라고. 정말 모든 일을 열심히 하는 후배였는데, 그런 모습에서 싱그러움이 느껴지더라. 나를 초롱초롱한 눈으로 바라보는 후배에게 나름 선배로서 이런저런 조언 겸 응원의 말을 해주었는데 그때 나도 ‘과거의 나’이자 ‘지금의 너’에게 이렇게 조언을 해줄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스치더라고. 내가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과거에도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먼저, 네가 서강인이라는 사실은 항상 너에게 자신감과 감사함을 가져다줄 거야. ‘그대 서강의 자랑이듯 서강 그대의 자랑이어라’라는 슬로건에 대해 알고 있지? 그게 네가 느낀 서강에 대한 자부심 그 첫 경험이었을 거야. 학교생활을 몇 년 하다 보니 나는 서강이 참 강한 학교라는 점을 느끼고 있어. 학교가 비교적 작기에 선후배 간의 네트워크도 작을 것이라 느껴질 수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끈끈하단다. 그리고 나는 서강 안에서 좋은 사람들을 정말 많이 만났어. 동문 선배님들로부터 장학금을 받아 해외 어학연수를 다녀오기도 했고 내가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동기들, 함께 진로 고민을 나누어주시는 교직원분들 덕분에 지금의 나는 항상 서강 안에서 나의 20대를 보내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감사해. 2018년의 너도 좋은 서강인들을 많이 만나고 있을 것이고 또 그들에 대한 감사함을 가지고 있겠지만 앞으로도 항상 서강인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캠퍼스 생활을 하길 바라. 사회에서 서강인이라는 사실은 꽤나 큰 힘을 가지고 있단다. 그리고 그런 자부심이 너를 더 성장시키고 서강인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자신감 있는 서영이로 만들 거야.
두 번째로는, 서강에서의 네 선택을 항상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길 바라. 네가 워낙 조심스러운 성격인 것도 알고, 후회하기 싫어하는 성격인 걸 잘 알아. 그러다 보니 네가 결정하고 행동한 일임에도 끊임없이 의심하고 확신을 가지지 못하는 일들이 많을 수 있을 거야. 새내기 시절의 나는 다양한 생각을 가진 서강인들을 만나면서 내가 생각해오던 게 항상 정답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 같아. 더 큰 세상을 만나게 되었던 거지. 그래서 내가 하는 일에 대한 확신이 사라지는 경우가 점점 많아졌나 봐. 하지만 지금 느끼는 것은 항상 옳은 정답이 없듯 항상 틀린 답도 없다는 거야. 그렇기 때문에 네가 결정한 일이면 그 결정을 한 너 자신을 믿고 따르면 좋겠어. 혹여나 여러 결단을 내리면서 많은 실수를 하더라도 이를 통해 무언가를 배웠으면 그걸로 한 단계 성장한 거지. 20살의 젊은 네가 하는 모든 도전과 그 도전 속의 선택들은 모두 좋은 경험과 배움이 될 거야.
마지막으로, 서강에는 네가 택할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가 많다는 거야. 그렇기 때문에 너 스스로가 힘들어하면서까지 몇몇의 특정 활동들에 매몰되지 않았으면 해. 새내기 시절의 나는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고자 하는 욕심에 최대한 많은 활동들을 찾아다녔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그땐 너무 힘들었어. 그래서 어느 순간 많은 활동들을 정리하고 내가 진정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선별해서 집중하기 시작했지. 덕분에 장학생으로서 해외 어학연수를 떠나 서강대학교를 알릴 수 있었고, 동아리를 통해 내가 좋아하는 취미를 찾을 수 있었고 멘토링을 통해 앞으로의 진로도 선택할 수 있었어. 서강은 네가 생각하는 것 그 이상으로 많은 학생들의 다양성과 니즈를 고려해 주고 있단다. 네가 원한다면 언제든지 네가 추구하는 활동들을 찾을 수 있을 테니 하루빨리 서강의 문을 두드려봐.
20살의 청춘을 살고 있는 서영아. 네가 서강에서 겪을 일들은 참 파란만장할 거야. 생각보다 더 즐거울 수도 더 힘들 수도 있어. 그 속에서 너는 울고 웃겠지. 가끔씩 고민이 있거나 그럴 때면 학교 청년광장이나 엠마오관에서 먼 곳을 바라봐봐. 그러면 나는 마음이 어느 순간 평온해지더라고. 새내기의 서영이는 곧 마주할 모든 것들이 설레면서 두렵기도 하겠지만 그 하나하나가 어느 순간 모두 값진 경험으로 바뀐다는 것을 나도 이제는 느끼고 있단다. 그렇기 때문에 그 일들을 겪을 기회가 아직 남아있는 네가 부럽기도 해. 나와 같은 선택의 기로에 놓일 너에게 가지는 한 가지 바람은 내 조언들을 귀담아듣더라도 네가 순간순간 너의 감정, 너의 선택에 충실했으면 해. 그 나이의 서영이는 남들이 조언을 해주더라도 서영이 네가 느낀 바대로 하고 싶은 것을 다 했으면 해. 그게 내가 아는 20살의 박서영 그 자체일 테니까. 네가 앞으로 만들어나갈 미래로 인해 바뀌어있을 나의 모습을 기대할게. 안녕.
2022.02.13.
From. 2022년의 서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