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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 걷기를 통해 채운 네잎클로버




평소 운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직접 운동하려니 이런저런 핑계가 앞서 결국 실천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Habit Club 포스터를 보게 되었습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항상 30분씩이나 운동할 수 있을지, 어떤 운동을 해야 할지, 시간에 쫓겨 이도 저도 못 하고 결국 다시 후회하게 되는 건 아닐지 다양한 걱정이 들었지만, 이번만큼은 일단 걱정을 뒤로 하고 저질러보잔 충동이 들어 곧바로 클럽에 신청했습니다. 결과적으론 올해 상반기 중 손에 꼽을 만큼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처음에는 홈트레이닝을 하려 했습니다. 이전부터 코어 근육을 기르고 싶었고, 홈트레이닝 정도의 강도면 ‘30분 운동하기’란 클럽명에 꽤 어울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제 야심 찬 포부와 달리, 막상 홈트레이닝을 직접 해보니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동안 많이 안일하게 살아온 모양인지 제 육신이 30분의 홈트레이닝을 견디지 못했을뿐더러, 좁은 자취방에서 요가 매트 하나 없이 바닥에 눕는 코어 운동을 하려니 이건 아니다 하는 생각이 먼저 떠올랐습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가장 만만해 보이는 걷기로 종목을 변경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홈트레이닝을 포기했을 때 자존심이 조금 상했습니다. 조급한 판단으로 그렸던 제 완벽한 계획이 어긋나는 것도 싫었고, 겨우 걷기만으로 운동 습관을 만들 수 있을지 의구심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Habit Club의 첫 주를 마치자, 저 부끄러웠던 생각들이 모두 힘을 잃었습니다. 30분씩 걷기는 예상외로 멋지고 건강한 모습이었고, 운동 효과도 있었을 뿐만 아니라 걷기마저도 습관으로 굳어지기엔 상당한 노력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저의 첫 운동 인증은 강의가 끝나고 자취방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뤄졌습니다. 학교 건물에서 제 자취방까지는 도보로 20분이 걸립니다. 자취방이 학교 근처이긴 하지만 매번 걸어가기엔 조금 시간이 걸린다고 생각해, 이전에는 걷기 대신 셔틀버스를 택한 적이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30분 운동이라는 의무가 주어지자 20분이 걸어서 가기 부담스러운 시간이 아닌 30분 걷기를 채우기 쉬운 시간이라 여겨졌습니다. 실제로 자취방으로 오는 길에 조금만 더 걸으면 쉽게 30분 운동을 인증할 수 있었습니다. 자진해서 30분 이상 걸은 경험은 이때가 처음이었는데, 걷다 보니 다리에 힘이 들어가기도 하고 땀도 났지만, 생각보다 할 만한 일이었습니다. 오히려 조금 피곤해지는 것이 운동의 효과라는 생각이 들어 뿌듯했습니다. 사소해 보이는 운동일지라도 반드시 효과가 있단 것이 저의 첫 번째 깨달음이었습니다.


 그러나 인간이 망각의 동물이란 걸 증명하듯이, 몇 주 지나지 않아 저의 첫 번째 고비가 찾아왔습니다. 3월의 어느 금요일, 일찍 본가로 돌아와 캠퍼스와 자취방을 오갈 이유가 없자 곧 걷기를 할 이유도 사라져버렸습니다. 걷기가 건강에 도움이 됨을 몸소 체험했는데도 귀찮음이 그 깨달음을 가려버리는 듯했습니다. 게으른 두 다리를 움직이기 어려웠으나, 인증을 시작한 지 한 달도 안 됐는데 벌써 포기하긴 이르단 생각에 겨우 걸음을 디뎠습니다. 그런데 막상 걷기를 시작하자, 5분 만에 귀찮음으로 얼룩졌던 정신이 맑게 개이는 것 같았습니다. 사실 운동하기 싫다고 생각하는 동안 쉴 생각에 들뜨기보단 저 자신의 나태함과 마주하게 되어 부끄럽고 짜증이 나기도 했는데, 휴식 대신 걷기를 택하자 그러한 스트레스가 말끔히 사라졌습니다. 오히려 오늘도 운동을 거르지 않았다는 뿌듯함이 찾아왔습니다. 걷다 보니 맑은 하늘과 예쁘게 핀 벚꽃이 보여 기분이 더 좋아졌는데, 걷기를 선택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아름다운 광경을 보지 못했을 거란 생각이 들어 더더욱 걷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기 전엔 귀찮고 싫을지라도, 잠시만 용기를 내어 할 일을 하면 귀찮음보다 더 강력한 뿌듯함을 얻게 된다는 것이 저의 두 번째 깨달음이었습니다.


 이쯤에서 저희 크루원들의 이야기도 전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저희 크루원분들도 다양한 운동과 다양한 방식으로 30분 이상의 운동을 인증했습니다. Habit Club 초반엔 오픈채팅방에 쏟아지는 인증을 보며, 저렇게 열심히 참여하시는 분들께 폐를 끼치기 싫어 더더욱 의무감을 느끼며 운동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압박감, 의무감 외에도 다른 감정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크루원들의 존재가 부담과 책임으로 느껴졌다면, 후반엔 크루원들과 함께 한다는 사실이 저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었습니다. 수십 명의 크루원분들이 나태에 빠지지 않도록 저를 붙잡아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같은 목표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있어 소속감과 안도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더 나아가, 홈트레이닝, 헬스, 탁구 등 여러 운동을 인증해주신 크루원분들을 보며 더 열심히 해야겠단 동기까지 얻어 기뻤습니다. 저 혼자서만 운동 습관을 만들려 했다면 지금 이곳까지 올 수 없었을 것 같습니다. 10주 동안 함께 해주신 크루원분들께 감사드리며, 목표를 이뤄가는 과정에서 동료가 큰 힘이 되어준다는 저의 세 번째 깨달음 또한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10주 동안 운동 습관을 만든 주체이자 조력자인 저 자신에게도 짧은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30분씩 걷는 제가 그렇지 않은 저보다 더 마음에 들어 그 모습을 지키고 싶었습니다. 점점 걸을 만하다고 생각되는 거리가 늘어났고, 걷기 좋은 곳을 찾아 학교 근처의 하천에 가보기도 했습니다. 예전의 저였다면 절대 하지 못했을 일들입니다. 이 놀랍고 건강한 변화를 잃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인증 횟수도 늘어났고, 후반부엔 제가 쌓아온 기록도 위의 변화와 함께 저를 지지해주었습니다. 하루하루 목표를 달성하다 보면 저 자신이 더 매력적으로 변화한단 것이 저의 네 번째 깨달음입니다.


 이렇게 10주 동안의 운동 인증을 통해 네 가지의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이 네 가지 깨달음들이 마치 네잎클로버의 잎사귀 같단 생각이 듭니다. 우연한 기회를 통해 Habit Club에 참가해서, 그 뒤로 예상치 못했던 제 삶의 행운을 만들어갈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Habit Club에서 채운 이 네잎클로버가 자신감을 안겨준 덕분에, 앞으로도 다양한 행운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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