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운동 30분하기’실천 인증을 마무리하면서 참 복잡하고 미묘한 생각이 들어 나는 그닥 성실한 실천생이 아니었지만 마무리는 제대로 하고 싶어서 후기를 써본다.
처음 ‘매일 운동 30분하기’를 바라보는 나의 자세는 꽤나 거만하였다. ‘하루에 30분도 할 시간이 없을까? 좋은 습관을 만드는 김에 다이어트도 해보고 일석이조겠다!, 다른 사람들이 하는 모습을 보면 자극이라도 받아서 하겠지’라는 마음 가짐으로 시작하였다. 초반에는 매주 매일매일을 채우기 위해 간단한 운동이라도 30분이상 하려 하였고 제법 매일 실천하고 있는 내 자신이 뿌듯하기도 하며 매일 실천하고 있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으쓱함도 느꼈다. 그러나 인간은 작심 삼일의 동물이라 했던가, 중간고사 쉬어가는 기점을 시작으로 점점 내 의지는 처음과 같지 않았다. ‘오늘 하루 안하면 전체의 몇 퍼센트 정도를 내가 한거지?’라는 계산을 하며, 오늘 안하면 다른 날 해도 된다는 나만의 핑계를 대며 하루 30분, 아니 10분도 운동을 위한 시간을 내주지 않는 자신을 발견하였다. 내가 그러한 핑계를 대고 있는 하루하루에도 매일 꾸준히 운동을 인증하는 사람들의 인증 카톡을 확인하며 나도 모르는 초조함을 느끼게 되었고 이 자리를 빌어 고해성사를 하자면 제대로 운동을 하지 않았으면서 다른 사람들처럼 운동을 한 척 인증을 올리려 시도 하였었다. 편안하게 침대에 누워서 대충 바닥화면을 향해 엄지를 번쩍 들고 타임스탬프를 찍는 내 자신에 나는 큰 실망감을 느꼈다. 내가 운동을 하려고 하는 것은 누군가에게 보여지기 위해서도 아니고 누군가에게 칭찬을 받기 위해서도 아닌, 나를 위해 시작한 습관 만들기가 나를 속이고 불편한 성취감을 얻기 위함으로 변해버린 모습에 크게 놀랐다. 이런 나의 모습은 이번 습관 만들기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도 한번 쯤은 그랬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본인의 즐거운 생활을 공유하고 알리기 위한 수단도 있지만 ‘보여지기’위해 인스타그램을 올리는 경우도 있다. 그러한 피드를 올리고 누군가는 그 피드를 보며 함께 즐거워하는 반면 누군가는 괴로워하기도 한다. 가만 생각해보면 나는 후자 쪽에 가까웠던 것 같다. 내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와 행복에 만족해 하지 못하고 남들과 비교하면서 ‘나는 왜 이러지, 나는 왜 저 사람처럼 멋진 옷, 명품 같은 것이 없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억지로 쉽게 남들과 같아지기를 바랬던 것 같다.
그 사람들과 나는 다른 입장에 있고 그 사람이 노력해서 누리고 있는 것들은 나는 간단하게 생각하며 내 삶은 저러지 못해서 불행하다라는 어리석은 생각도 한 적이 있었다. 이번 습관 만들기도 마찬가지였다. 매일 운동 인증을 노력해서 완성한 사람들과 같아지려고 노력도 하지 않은 채, 나와 남을 비교하며 초조해하고 결국 남들을 속여서 인증하려 했던 내 모습이 창피하였다. 내 모습에 크게 실망한 나는 이런 내 자신을 받아 들이기로 하였다. 실천을 하지 않으면 정직하게 안 했다고 인정하는 것에 대해 배웠다. 그 후로 나는 하지 않았으면 인증을 찍으려는 시도도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안했으니까. 이번 습관 만들기를 통해 습관을 만드는 법도 배웠지만 나를 정직하게 인정하는 법을 알게 되었다.
남들과 비교하는 것이 아닌 내 자신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나는 이런 사람이고 내가 보기에 미운 부분은 천천히 고쳐 나가면 된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크게 알게 되었고 나 자신을 스스로 사랑하고 보듬는 법과 다른 사람들의 노력에 정직하게 박수 쳐주는 법도 알게 되었다. 프로젝트의 의도와는 다른 방향의 후기일 것 같지만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하고 함께 해주셔서 나 자신에게 솔직해 지는 법을 배웠기 때문에 감사하다는 말로 후기를 마무리 하고 싶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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