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챌린지를 시작하며 다짐했던 것이 하나 있다. 건강상의 문제 등과 같이 피치 못할 날들을 제외하고는 전부 다 출석하자! 평소 늦잠 때문에 악순환 되고 있는 생체리듬이 나에게는 오랜 기간 이어져 온 고민거리였고, 그래서 이런 큰 포부를 가지고 처음 챌린지에 참여 하였다.
보통 일반적인 후기라면 나는 처음 나와 한 약속과 같이 며칠을 제외하고는 전부 출석했어야한다. 그러나 나는 50일 중 25일, 딱 절반을 성공했다. 그렇다면 이것은 이전의 내 모습을 반성하는 회고록일까? 그 질문엔 “아니다.”라고 대답하고 싶다. 50일간의 나의 모습은 ‘반성’이라는 표현 보다는 ‘발전’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얻은 것을 설명하기에 앞서 잠시 고등학교 때 공부했던 윤리와 사상이라는 과목의 이상사회론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고등학생의 나는 열정도 많고 꿈도 많은 학생이었다. 이러한 영향 때문이었는지 당시의 나는 이상사회에 대한 열망도 참 컸다. 내가 생각하는 바른 사회가 오는 날까지 이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늘상 하며 살아왔다. 그런 나에게, 세상은 종종 무심했다. 이상사회라는 것은 아틀란티스와도 같은 것이라 가까운 듯 보이지만 실재 할 수는 없다는 얘기를 잊을 만하면 누군가를 통해 들어왔다. 그런 생각을 한켠에 두고 윤리공부를 하던 중 이상사회에 대한 철학적 사고를 만나게 되었다. 요지는 간단하다. 우리가 이상사회를 꿈꿔야하는 이유는 이상사회가 실재 할 수 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이상 사회를 꿈꿔야 최소한 최악의 사회로 가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100을 꿈꿔야 50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마치 50일을 꿈꾸고 25일을 이룬 나처럼!
나의 이러한 이상적 목표의 영향은 단지 횟수에만 나타난 것이 아니었다. 챌린지 시작 한 달 이후부터 내 늦잠과 낮잠이 현저히 줄었다. 이전에는 오전 수업이 없는 날이면, 10~11시까지 늦잠을 자기 바빴는데 7시 기상을 목표에 두었다는 그 마음가짐 하나만으로도 몇몇 날들을 제외하고는 8시 기상을 칼같이 지키고 있다. 물론 일어나서 한 시간 더 일찍 났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하고 후회하지만 말이다.
뿐만 아니라 챌린지 초기에 7시 기상을 칼같이 지키던 시기를 통해 내 생체리듬을 지키는 방법을 깨닫게 되었다. 체면을 잠시 내려두고,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자기 전에 스마트폰을 그만두고 눈을 감을 수 있는 요령을 터득했다는 말이다. 어렸을 때 혼자 잠들기 무서워서 자기 전 스마트폰을 하며 잠드는 습관이 어른이 된 지금도 나를 좀먹고 있었다는 사실을 일찍 자기 위한 노력을 하며 깨닫게 되었다. 그러나 십년을 넘게 이어져온 습관을 한 순간에 바꿀 수는 없었다. 때문에 나는 최선이 아닌 차선책을 찾았다. 나는 챌린지 기간 동안 한국사검정능력시험을 같이 준비했는데, 자기 전에 시험 강의를 보면 적당히 흥미 있으면서도 동시에 상당히 편안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실제로 한국사 시험이전에는 이렇게 자기 전 매일 한국사 강의 영상을 보았고, 한국사 시험이 끝난 이후에는 적당한 흥미도와 편안함을 가진 경제, 사회 팟케스트를 들으며 잠들고 있다. -결국 그 기간 동안 준비한 한국사 능력 검정 시험에는 2급으로 합격할 수 있었다.-
누군가는 나의 이번 50일 챌린지가 실패로 끝났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챌린지의 반절밖에 출석하지 못했고, 50일이 지난 지금 나는 7시 기상이 아닌 8시 기상을 칼같이 지키고 있으니 말이다. 만일 그런 사람들이 있다면, 나는 그들에게 내가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레스 브라운의 명언을 말해주고 싶다. “달을 향해 쏴라! 빗나가도 별이 될 테니.” 이번 나의 도전은 달을 향한 도전이었고, 나는 별이 되었다. 누군가는 달을 보며 소원을 빌지만, 누군가는 별을 보며 위로 받는다. 이번 챌린지는 나에게 단순한 ‘기상 인증’이 아닌, 나의 가능성과 도전 정신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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