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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맞이하는 태도의 변화


23살 대학교 4학년 최소연. 마음만은 새내기인데, 시간은 날 기다려주지 않았고, 난 제대로 이룬 것 하나 없는 4학년 화석이 되어있었다. 과연 내가 대학생활 중에 의미있는 활동을 한 것이 있을까? 그런 의문이 올해 초에 문득 들었다. 2022년 작년은 복수전공을 시작하면서 매우 힘들었던 한 해이다. 평생 흘릴 눈물의 3분의 2는 흘렸다고 생각할 정도로 몸도 마음도 지쳐있었다. 난 올해 초가 다가오는 것이 두려웠다. 작년처럼 악몽같은 일들이 되풀이될까봐 두려워서 2022년 12월 31일도, 새해 아침이 밝은 1월 1일도 우울해하며 울고있었다.

많이 힘들어하던 나에게 문득 조언을 해준 친한 친구가 있었다. 너도 너만의 스트레스 푸는 루틴, 습관, 행동양식들을 만들어보라고. 잘 와닿지 않았다. 그러다가 우연히 알고리즘에 의해 본 영상이 나를 다르게 만들어주었다. 영상 속에서는 30대 유튜버가 20대에게 하는 조언이라며 20대때 술마시고 놀고 즐기기만 할 것이 아니라, ‘습관 성형’을 해야한다는 내용이었다. ‘습관 성형이 무슨 소리지?’ 하면서 나를 되돌아보았다. 끈기가 약해서 습관을 들이려다가 실패한 독서나 일기쓰기, 악필교정 등 많은 나의 크고 작은 도전들이 생각났다. 사실 그저 그런 이야기라며 흘려들었다. 그날 밤, 자기 전에 한번 더 그 영상이 뇌리에 박혀서 나의 유지해야 할 좋은 습관, 들이고 싶은 습관들을 쭉 정리해보았다.

작년에는 정신줄을 놓고 살았지만, 올해는 뭔가 이루고 싶은 것들을 다 이룰 수 있을 거란 용기가 생겼다. 그맘때쯤 친구가 나에게 “소연아 너무 힘들어하지않았으면 좋겠다. 일기 써봤어? 난 너무 힘들 때 일기를 쓰기 시작했는데 도움이 되더라. 너도 짧게라도 매일 쓰는 습관을 들여봐.” 라고 해주었다. 그냥 웃으면서 알겠다고 대답만 했다. 진지하게 날 생각해서 말해준 친구에게는 정말 미안하지만 그 친구의 말을 듣고도 일기를 써본 적이 한번도 없다. (미안하다 ㅎㅈ아)

그러다가 나같이 의지가 나약한 사람에게 제격일듯한 해빗클럽에 대한 이야기를 우리 학교 커뮤니티 홍보게시판에서 볼 수 있었다. 신청을 많이 고민했다. 왜냐하면 나는 습관적으로 편한 길을 추구하고, 괜히 일벌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매일매일 일기를 어떻게 쓰라는 것인가..! 하루종일 밖에서 치여살다가 그냥저냥 씻고 대충 자고싶은데. 피곤할 것 같은데 무슨 일기냐. 기록하고싶을 정도로 행복한 하루도 없는 요즘인데. ㅠㅠ 저번에 조언을 해준 ㅎㅈ이한테 한번 더 물어봤다. 일기 쓰는 것 진짜 그거 귀찮은 일 아니냐고. 그게 스트레스 풀리고 마음 정리가 되냐고. ! ㅎㅈ이는 강추를 했고! 나의 좋은 습관 형성과 기부.. 정말 일석이조인데 내가 끈기있게 잘 할 수 있을까? 내 습관 형성으로 기부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청을 해보았다.

10주차의 기나긴 여정. 낙오되지 않고 잘할 수 있을까? 끈기있게 무언가를 이뤄낸 경험이 부족한 나라서 걱정이 많이 되었다. 하지만 최대한 열심히 참여해서 꼭 높은 금액의 기부를 할 수 있게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앞섰다. 3월 12일 첫 해빗클럽 시작! 3월달의 나는 개강에 적응하느라 많이 힘들었다. 특히 저번 학기에는 하지 않았던 실험 수업에 진을 많이 빼놓았고, 조교와 교수님에 대한 원망이 가득했던 달이었다. 3월의 일기만 돌아봐도 굉장히 많이 힘들어하고, 험한 말들이 가득했던 일기들이 가득했다. 이때쯤 느낀 것이 글로 감정을 솔직하게 풀어가는 것이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었다. 3월달에 새로운 동아리를 하나 시작했는데, 사실 그 동아리는 호감있는 선배가 있어서 이맘때쯤 일기에는 설레는 짝사랑의 이야기가 가득가득했다. 일기를 쭉 다시 읽어보니까 조교, 교수님 때문에 힘들어하다가도 선배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면 하트뿅뿅 부끄부끄하는 내가 웃기고 나중에 모아두고 읽어보면 꽤 재미나겠다 싶었다. 3월에는 진심으로 나의 좋은 습관 형성에 의미를 두기보다는 한 가지 일을 신청했고, 마음 먹었기 때문에 또 다른 사람들한테 민폐가 되어서 기부금이 깎이지 않게 노력하자는 마음이 컸다.

4월의 나는 놀고 싶은 마음과 임용고시 준비에 대한 막연한 걱정이 공존하는 내용의 일기를 많이 적었다. 코로나 학번이라 대학생활에 추억이 많이 없는 것 같아서 항상 큰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다. 임용고시에 대한 걱정, 또 실험 수업에 대한 스트레스, 트라우마가 최절정의 시기였던 달이다. 이때는 선배에 대한 짝사랑으로 극복이 안될 정도로 나의 수업들이 힘들었다. 또 동아리에서 버스킹 준비하는 것에 문제가 생겨서 그에 대한 얘기들도 가득하다. 이때쯤에는 이 활동이 더이상 의무가 아니라 나의 지쳐버린 심신, 꾹꾹 눌러왔던 우울한 감정들에 솔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해빗클럽에 더 진심으로 임했던 것 같다.

5월의 나는 동아리에서 받는 스트레스, 실험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극복해 나아가는 과정을 맞이하였다. 이때는 무언가 하루하루를 되새기고 그 점에서 배울 점, 기억할 만한 문장도 함께 적을 정도로 해빗클럽을 즐기고 있었고, 더 깊은 나의 하루를 되새기고 싶어서 나만의 다이어리를 구매해서 다이어리에 일기를 적곤했다.

해빗클럽을 하면서 느낀 점은 꾸준히 무언가를 한다는 것 자체가 사람을 긍정적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그냥 매일 일기쓰는 것이 사소한 일일 수 있지만, 내가 꾸준히 나의 하루에서 배울 점을 찾고, 성찰한다는 것은 내일을 더 찬란하게 만든다. Better than yesterday를 몸소 실천할 수 있었다! 의무감으로 시작했던 일이었지만, 내가 하루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고, 내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내 하루를 다스리는 지혜를 얻었다. 아무리 힘들고 쓰레기같은 하루였어도 그 속에선 배울 점이 있고, 그것을 일기에 적었다. 밑줄을 그었다. 정말 솔직하게 내 마음의 밑바닥까지 적었고, 흘려보내고 싶은 일은 흘려보내고, 새롭게 다가오는 하루에 집중할 수 있었다. 나는 이제 자기 전에 무조건 일기를 적는다. 일기를 적지 않으면 잠에 들 수 없을 정도로 하루를 성찰하고 되돌아보는 것에 의미를 찾았고, 그 시간이 가장 기다려진다. 이것이 내가 찾은 해빗클럽_ 매일 짧은 일기 쓰기의 의미이다!

이 활동의 또다른 장점은 연구원님이 보내주시는 응원메시지이다. 연구원님께서 종종 희망연구소로부터 온 응원메시지를 보내주신다. 좋은 말, 앵커 설정, 열망에 대한 이야기 처음에는 큰 신경을 쓰지 않고 넘어갔지만, 해빗클럽에 진심이 되고, 이를 더 자세히 읽어보고 실천하려고 노력했다. 나의 경우에는 이 메시지를 받고 앵커 찾기를 실천해보았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일일초, 장미 화분에 물을 준다.

2. 점심시간에는 다이어트를 위하여 학교를 걸어간다.

3. 하교 후 저녁 시간에는 글씨를 교정하는 연습을 정해진 분량만큼 한다.

4. 자기 직전 피부 케어와 일기를 쓴다.

나는 일기 쓰기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도 이 좋은 습관들을 유지하고 있다. 해빗 클럽을 통해 정말 좋은 습관을 만들 수 있었고, 더 이상 우울에서 벗어나서 나의 하루를 아름답게 꾸밀 수 있게 되었다. 과거와 미래에 얽매여서 현재에 집중하지 못했다면, 요즘은 누구보다 현재에 충실하게 열심히 하루를 맞이한다. 이젠 더 이상 우울, 슬픔이 다가와도 이를 이겨내고, 털어내는 방법을 알아냈다! 새로운 도전에 대한 용기가 생겼고, 다음에도 기회가 있다면 무조건 해빗 클럽으로 또다른 도전을 해보고 싶다. 다른 친구들에게도 꼭 추천하고 싶고, 희망연구소, 담당 연구원님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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